▲ 보어의 실패는 LG의 비극적인 PS 조기 탈락으로 이어졌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0년 일본프로야구 오프시즌을 뜨겁게 달군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저스틴 보어(33·LG)였다. 언제든지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힘으로 무장한 보어는 일본에서도 홈런왕 후보로 뽑히던 선수였다. 연봉(추정치 250만 달러)도 꽤 셌다.

그러나 힘이 있어도 방망이에 맞히지 못하면 허사였다. 보어는 변화구에 많은 약점을 드러냈고, 결국 시즌 초반부터 기세가 완전히 꺾이며 타격 밸런스를 잃었다. 수비에서는 시작부터 신뢰를 얻지 못했다. 그렇게 퇴출됐다. 한신은 냉정하게 보어를 포기했다.

마이애미 소속이었던 2017년 25홈런을 때리는 등 메이저리그에서도 세 차례나 20홈런 이상 기록을 가지고 있던 선수였다. MLB 통산 홈런이 92개에 달했다. 그런 보어를 눈여겨본 것은 한신뿐만이 아니었다. 장거리 외국인 타자를 꿈꿨던 LG의 레이더에도 꾸준히 포함되던 선수였고, 결국 올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KBO리그에서도 통하지 않았다. 정확도가 너무 떨어졌다. 보어는 정규시즌 32경기에서 타율 0.170에 머물렀다. 홈런 3개를 치긴 했지만 공·수 모두 약점이 너무 도드라졌다. 9월 21일 한화전 출전 이후로는 아예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서 조정을 거치면 팀 타선에 다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팀이 가장 중요했던 시즌 막판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고, 끝내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도 승선하지 못하며 마지막 명예회복 기회가 날아갔다. 외국인 선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쓰지 않았다는 것은 2군에서의 평가도 그렇게 좋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일본과 한국에서 연타석 실패다.

소속팀 LG도 준플레이오프에서 잠실 라이벌 두산에 1승2패로 패했다. 두산은 호세 페르난데스라는 외국인 타자가 3차전에서 맹활약하는 등 준플레이오프 타율 0.462로 ‘게임 체인저’가 된 가운데, LG는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외국인 타자 카드가 잠실이 아닌 이천에 있었다. 

LG는 시리즈 내내 한 방의 갈증을 풀어내지 못했고, 상대 마운드에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자가 마땅치 않았다. 그렇게 ‘2군의 보어’는 LG 프런트의 실패를 상징하는 사례가 됐다.

LG가 보어와 재계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2년의 실패, 내년 만 34세가 되는 나이 등을 고려하면 마이너리그 계약 이상은 어렵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보어와 LG의 동향은 그렇게 비극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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