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는 김현수의 4년 계약 중 끝내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G는 2018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프리에이전트(FA) 김현수(33)를 영입했다. 4년 총액 115억 원을 쓰는 지출도 마다하지 않았다.

서서히 팀 전력이 갖춰지고 있는 LG지만, 마지막 퍼즐 하나를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시기다. 이런 상황에서 출중한 기량과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김현수가 팀 야수진이 중심에 설 것으로 기대했다. 확실하게 기둥을 세우고, 주위에 살을 붙인다는 계획이었다.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느끼고 돌아온 경험까지 전수되길 바랐다.

4년의 계약은 성공적이었다. 김현수는 2018년부터 LG 유니폼을 입고 정규시즌 539경기에 나갔다. 타율 0.319, 70홈런, 39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2를 기록했다. LG의 주축 타자로 활약했고, 주장으로서 구심점 몫도 충분히 해냈다. 그러나 ‘최종 성공’에 한걸음이 모자랐다. 가을야구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남기지 못해서다.

야구계에서는 LG가 김현수의 계약 기간을 승부수로 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현수의 4년 계약이 끝나기 전, 반드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올해 움직임은 상징적이다. 트레이드 데드라인 직전 정찬헌(키움)과 서건창을 맞바꾸는 트레이드는, LG가 올해 반드시 우승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올해는 김현수의 계약 기간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김현수는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영웅이 되지 못했고, 특히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부진했다. 2번 서건창이 활발하게 살아나갔음을 고려하면 3번 김현수의 부진이 아쉬웠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도 덧칠됐다. LG는 1승2패로 업셋을 당한 채 2021년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날 중계방송사 해설위원 자격으로 잠실구장을 찾은 LG의 레전드이자 김현수의 팀 선배이기도 했던 박용택 KBS 해설위원도 김현수의 부진을 안타까워했다. 박 위원은 경기 분위기가 두산 쪽으로 기운 8회 LG의 공격에 대해 “연결된다는 느낌이 없었다. 상위타선에서는 김현수 앞에서 흐름이 끊겼다면, 하위타선에서는 문성주 앞에서 끊기는 그런 흐름들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현수의 가을 부진에 대해서는 ‘부담감’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박 위원은 “신인 선수부터 팀의 중심 선수이자 해줘야 할 선수였다. 내가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 너무 큰 책임감을 안고 타격에 임하면…”이라면서 “배터박스에서는 아무 생각이 없어야 좋은 성적이 나온다”고 했다. 박 위원은 “많은 생각을 가지면 더더욱 안 된다”고 안쓰러워했다.

어쨌든 LG의 시즌은 다시 끝났고,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제 김현수는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김현수 효과를 느낀 LG는 재계약 제안서를 내밀 가능성이 크다. 김현수도 보상 장벽이 만만치 않아 타 구단 이적은 쉽지 않을 수 있다. 

LG는 탄탄한 마운드를 갖추고 있고, 김현수를 잡는다면 내년에도 충분히 상위권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다. 올해 2군 리그에서의 압도적인 성적에도 보듯 팜 수준도 높다. 올해는 주축 선수들과 신예 선수들의 화학적 결합이 다소 부족했지만 내년에는 더 나아질 수 있다. 선수와 구단 몸두에 재도전의 기회가 올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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