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 옵션을 거부하고 시장에 나온 기쿠치 유세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기쿠치 유세이(30)는 과감하게 ‘시장행’을 선택했다. 나름 논리가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현지 언론의 반응은 다소 차갑다. 무모한 도전이었는지, 아니면 마지막 대박을 향한 포석이었는지는 계약 규모가 말해줄 전망이다.

시애틀과 기쿠치는 시즌이 끝난 뒤 계약서의 옵션 실행을 모두 포기했다. 기쿠치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최대 7년 계약을 맺었는데, 세부 내용이 다소 복잡했다. 이 때문에 기쿠치의 옵션 실행을 두고 시즌 막판부터 설왕설래가 있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양자 모두 옵션을 포기했다. 사실 예상이 쉽지 않았던 부분이다.

계약 기간의 3년이 지난 뒤 시애틀은 기쿠치의 4년 구단 옵션을 가지고 있었다. 4년간 6600만 달러였다. 그러나 시애틀은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 기쿠치에게도 옵션이 있었다. 시애틀이 옵션을 실행하지 않을 경우, 기쿠치는 4년차 1300만 달러의 옵션을 스스로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그러나 기쿠치마저도 이 옵션을 외면했다.

즉, 시장에 나가면 1300만 달러 이상을 받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연 평균 1300만 달러가 안 되더라도, 3년 이상의 다년 계약이라면 만회가 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다소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 올해 후반기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쿠치의 올해 전반기까지만 해도 올스타 선수였으나, 후반기 13경기 평균자책점은 5.98에 이르렀다.

‘NBC스포츠’는 기쿠치를 올해 FA 랭킹 39위에 올렸다. 그렇게 높은 순위는 아니다. ‘NBC스포츠’는 “기쿠치가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하며 올스타 휴식기로 들어갔을 때, 시애틀은 그의 4년 6600만 달러 옵션을 실행하며 그를 2025년까지 잡아둘 가능성이 꽤 있어 보였다”면서 극적인 전·후반기를 대비했다. 

이어 “그가 차라리 다른 곳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면 이해하지만, 아마도 돈을 덜 받아야 할 것”이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NBC스포츠’가 예상한 기쿠치의 계약 금액은 연간 1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CBS스포츠’ 또한 기쿠치의 옵션 거부를 다루면서 “기쿠치가 선수 옵션을 포기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라고 되물으며 “기쿠치가 선수 옵션을 선택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음…”이라고 예상 외의 선택에 놀란 반응을 드러냈다.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는 기쿠치의 랭킹을 아예 50위까지 내려잡았다. ‘팬그래프’는 “적어도 미국 내에서는 그가 거절한 조건(1년 1300만 달러)보다 더 좋은 제안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혹평하면서 “일본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했다. 칼럼니스트 벤 클레멘스는 기쿠치의 예상 금액으로 1년 800만 달러를 제시했다. 선수로서는 성에 안 차는 예상임에 분명하다.

반면 기쿠치의 에이전트인 ‘거물’ 스캇 보라스는 기쿠치의 뛰어났던 전반기 성적을 거론하며 몸값을 띄울 태세다. 전반기에는 올스타 투수였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기쿠치의 시장 운명도 갈릴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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