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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노조는 김현수의 마이너리그행을 막을 수 있을까

작성일: 2016.03.31 10:59 문상열 특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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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토니 클락 노조위원장

[스포티비뉴스=피오리아(애리조나주), 문상열 특파원]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의 마이너리그 행은 메이저리그 선수단 노조까지 나서는 사태로 번졌다.

김현수의 에이전트는 애초 구단과 2년 연봉 7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면서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계약에 삽입했다. 그런데 시범경기 부진을 놓고 볼티모어의 댄 듀켓 단장은 김현수를 설득해 마이너리그행을 권고했다. 벅 쇼월터 감독은 계약의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야구적인 측면에서 김현수의 마이너리그행 권고는 사실상 구속력을 가질 수 없다. 개막전 25명 엔트리 제외는 듀켓 단장의 전적인 책임이다.

과연 선수단 노조는 볼티모어 구단의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김현수의 마이너리그행을 막을 수 있을까. 사실 선수단 노조가 강력하게 막으면 볼티모어는 700만 달러를 포기하고 방출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듀켓은 이 선택을 할 수가 없다.

김현수를 당장 포기하면 자신의 무능이 만천하에 드러난다. 미국의 리버럴 아츠 스쿨(한국의 인문대학)의 명문 앰허스트대를 졸업한 듀켓(58)은 한때 잘나갔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GM이었다. 국내에서는 지한파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1994년부터 2002년까지 보스턴의 GM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마운드의 지존으로서 한계가 왔다고 판단했던 로저 클레멘스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사이영상을 받으면서 듀켓의 판단력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결국 2002년을 마지막으로 보스턴 GM직에서 해고됐다.

듀켓은 9년 동안 야구계 낭인으로 보냈다. 2011년 볼티모어로 복귀할 때 계약 조건이 형편없었다. 그러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프런트에 컴백했고, 쇼월터 감독과 함게 팀을 경쟁력 있게 만들면서 주가를 높였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2년 전 듀켓을 베이스볼 오퍼레이션 사장으로 영입하려고 했으나 드래프트 권리권을 요구해 무산됐다.

메이저리그의 선수단 노조는 매우 강력하다. 미국의 4개 메이저 종목 가운데 1953년 최초로 노조를 설립했다. 현재 1200명이 선수 노조원이다. 구단의 불편부당한 일은 노조가 앞장 서 막는다. 징계가 합법적이지 않으면 노조가 대신해 법정 투쟁을 벌인다. 선수의 불리한 계약 혹은 파기도 노조가 조사를 벌인다. 일단 백그라운드가 좋다.

현재 노조위원장은 김병현과 2007년 잠시 동료로 지낸 메이저리그 1루수 출신 토니 클락이다. 역대 노조위원장 가운데 유일한 메이저리그 출신이다. 전임 하버드 대학 로스쿨 출신의 마이클 와이너 위원장이 뇌종양으로 52세에 사망하면서 클락이 뒤를 잇게 됐다.

메이저리그는 4대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연봉 샐러리캡이 없다. 노조가 절대 반대하면서 완전 자유 경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MLB는 사치세로 샐러리캡을 대체한다. 현재 모든 종목에 프리에이전트가 도입돼 선수들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것도 메이저리그가 원조다.

노동 경제와 협상 전문이었던 마빈 밀러 초대 노조위원장 덕에 프로 선수들은 고액의 연봉을 받게 됐다. 연봉 조정 신청, 프리에이전트 도입은 밀러의 작품이었다. 그 뒤를 있는 도널드 피어-마이클 와이너 모두 선수의 권익을 위해 앞장 섰던 인물들이다.

홈 플레이트, 2루에서 선수 보호도 노조와 합의가 되지 않고는 메이저리그가 일방적으로 할 수가 없다. 노조의 힘은 이처럼 막강하다. 김현수의 에이전트가 이번 마이너리그행을 어떻게 노조와 협의할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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