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콘텐츠. 제공ㅣ넷플릭스
▲ 넷플릭스 콘텐츠. 제공ㅣ넷플릭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지난해 '오징어 게임' 등으로 전세계를 강타하며 함박웃음을 지은 넷플릭스가 올 한해 더욱 공격적으로 한국 콘텐츠 투자를 밀어붙일 계획이다.

넷플릭스는 19일 오후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2022년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라인업 발표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올해 라인업을 통해 25편 이상의 한국 콘텐츠 론칭을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10편이나 늘어난 라인업으로 한국 콘텐츠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오는 28일 좀비 시리즈물 '지금 우리 학교는'을 시작으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글리치', '서울대작전', '소년심판' 등 기대작들을 내놓는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Vice President)이 지난 한 해의 성과를 발표하며 새로운 프로젝트의 면면을 설명했다. 일문일답을 통해 넷플릭스의 올 한해 한국 콘텐츠 시장 대응 계획을 들어봤다.

-지난해 성과를 총평한다면, 올해 부담감은 없나.

"올해 부담감보다는 기대에 차있다. 지난해 성과 총평을 해보자면 꿈만 같은 한 해였다. 한국에 들어와서 창작 생태계와 협업한지 수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작품들이 있었다. 작년에 '오징어 게임', '지옥', '마이네임', '고요의 바다' 등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두드러지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전 세계에서 한국 콘텐츠 시청한 시간이 6배 늘었다는 건 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엄청난 성과다. 회사로서도 큰 의미다. 넷플릭스 조인 전 한국 콘텐츠 수출을 오래 했는데 요원하게만 생각했던 모든 것이 현실로 이뤄져 벅찼던 한 해다."

-한국 콘텐츠의 위상 변화를 느끼나. 넷플릭스에게 한국 콘텐츠란. 

"넷플릭스에게 한국 콘텐츠란 없어선 안될 것이다. 넷플릭스뿐만이 아니다. 한국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고 디즈니 플러스, 애플, HBO도 그렇고 수면에 떠오르지 않은 많은 곳에서 한국 콘텐츠에 투자하러 들어오고 있다. 한국에 있는 많은 훌륭한 미디어 콘텐츠에서도 공격적으로 투자금액을 늘리고 있다.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대중문화의 중심에 섰다고도 얘기할 수 있을 거 같다. 넷플릭스에게 한국 콘텐츠는 그만큼 중요한 의미다. 내부적 평가나 위상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다른 국가와 차별화되는 한국 콘텐츠의 강점은 무엇인가.

"한국 콘텐츠는 원래 넷플릭스가 관심을 갖고 들어오기 전부터 너무 훌륭했다. 제가 보기에 그 이유는 한국에서 기본적으로 콘텐츠 관심도나 사랑이 어마어마하게 높아서다. 제도적으로 많은 서포트를 받으면서 극장도 훌륭하게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고, 경쟁력 있는 방송사들이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가며 대중의 눈높이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본다. 높은 스탠다드 환경 안에서 창작자분들이 많은 고민을 하며 건강한 경쟁을 한 것이 토양이 됐다. 한국 관객들이 사랑한 콘텐츠는 전 세계적으로도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올해 투자 규모와 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투자 규모는 정확한 금액을 지금 시점에서 알기 힘들다. 지난해만 해도 5000억이 넘는다. 올해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10편이 늘어난 25편이 됐다. 그것만 해도 투자 금액을 유추할 수 있을 것 같다."

"저희의 바로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된다. 28일에 '지금 우리 학교는'이라는 좀비물을 선보이게 된다. 많은 분들이 '좀비 얘기는 이미 나온 것 아닌가. 어떤 새로운 얘기가 나오겠느냐'라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과정을 보고 있는 저의 입장에선 엄청 재밌다. 학교라는 세팅 안에서 고립된 어린 학생들이 좀비들과 어떻게 사투를 벌이고 극복해나가는지를 특이한 한국적 요소로 풀어낼 수 있는 신선함이 있더라. 그다음에 론칭을 고민하고 있는 '소년심판'은 최근 소년범죄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나 여러 논의들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저희가 타이밍을 일부러 맞추려는 건 아니다. 언젠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얘기다. 제대로 고민할 화두를 건네주는 웰메이드 수작 콘텐츠라고 생각하니 많이 기대해 주셔도 좋을 거 같다. 또 작년과는 달리 기획 제작하는 영화를 발표하는데 밸런타인데이 즈음 '모럴 센스'를 발표한다. 여태까지 보지 못한 특이한 소재로 기분 좋게 보실 수 있는 넷플릭스 첫 영화 중 하나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 '지금 우리 학교는'. 제공|넷플릭스
▲ '지금 우리 학교는'. 제공|넷플릭스

-OTT 경쟁구도 속 넷플릭스만의 차별화 전략은.

"1~2년 사이에 한국 진출을 결정 발표하신 유수의 미디어 기업들이 있다. 제가 바라보는 현상에는 아직까지 OTT 서비스를 보시는 분보다 안 보시는 분들이 훨씬 많다. 이렇게 많은 서비스들이 론칭하고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기존 한국 시장의 영화, 드라마들을 라이센싱 하면서 시장이 훨씬 커질 거 같다. 제로섬게임이 절대 아니다. 아직 산업이 확대가 되고 있고, 제작을 할 수 있는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콘텐츠 소비하는 플랫폼들이 제한되어 있었다. 그동안 발굴되지 못한 한국의 좋은 콘텐츠들이 더 많이 발굴되고, 소비자들은 더 재밌는 콘텐츠를 보게 된다. 투자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이 되지 않을까 싶다.

넷플릭스만의 차별화 전략은 많다. 이런 경쟁 환경 안에서도 저희는 자신 있다. 저희가 한국 콘텐츠에 관심 가지고 생태계에 발맞춰서 라이선싱 도 하고 제작도 하고 협업을 한지 벌써 6년이 지났다. 그때는 가능성을 보고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능성을 넘어서 저희가 예상했던 걸 훨씬 넘어선 인기와 사랑을 받고 있다. 그간에 발맞춰왔던 궁합에 있어서 한국 창작 생태계와 가장 잘 합을 맞춰서 같이 커나갈 수 있는 파트너가 넷플릭스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요금제 인상에 대한 입장은.

"계속 저희 서비스에 관심을 가져주셨던 분들은 아실 것이다. 2016년 서비스 론칭 이후 첫 번째 요금 인상이다. 저희 같은 기업으로서는 힘든 결정이다.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베이직 티어는 올리지 않았다. 많은 콘텐츠를 제작하며 그만큼 밸류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잘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오징어 게임' 시즌2 진행상황은.

"저도 이 이야기를 빨리 답변드리고 싶다. 황동혁 감독님과 사이렌 픽처스와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감독님의 훌륭한 아이디어가 너무 많다. 업데이트가 되는대로 빨리 알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 '오징어 게임' 제공|넷플릭스
▲ '오징어 게임' 제공|넷플릭스

-극장에 대한 넷플릭스의 입장은.

"저는 극장에서 영화를 많이 보는 타입이다. 한국은 인구 대비 박스오피스 수가 엄청나게 높은 국가 중에 하나다. 어떻게 보면 콘텐츠의 영화 이상으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지점이다. 코로나로 인해 극장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저희는 대중이 좋은 콘텐츠를 여러 창구를 통해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극장과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 때문에 극장 개봉을 못한 영화들이 있었다. '콜'이나 '승리호' 등이다. 쭉 모아서 극장 상영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많은 이벤트를 현재진행형으로 얘기 나누고 있다."

-흥행작을 만든 국내 제작사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하고 있나.

"콘텐츠 담당으로서 매일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다. 넷플릭스는 월 정액 서비스라 한 달에 일정 금액의 돈을 내면 보고 싶으신 어떤 콘텐츠든 무제한으로 즐기신다. 그건 콘텐츠 하나하나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힘든 지점이 있고, 그 부분에 대해 보상을 시스템으로 만들기도 힘든 지점이 있다. 하나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좋은 콘텐츠가 나와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그렇고 이제까지도 그렇고, 광고 PPL을 따오기 위해서 그런 부분들에 제한을 받지 않고, 원하시는 크리에이티브 비전을 화면에 옮길 수 있도록 100% 제작비를 저희가 대고 추가적 보상을 해주는 것이 저희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펀딩을 하지만, 성공을 이루는 콘텐츠들이 있는데 추후 시즌이나 다음 프로젝트를 할 때 그 부분이 자연스럽게 반영돼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다."

-넷플릭스가 투자를 결정하는 요소가 있나.

"한국 시청자들의 취향과 트렌드와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다. 그 안에 소재 작가 감독 배우 다 들어가 있을 것이다. 시작은 이야기 자체이긴 하다. 그런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한다. 그중에 하나를 딱 선택하기엔 힘들긴 하다."

-지난해 공개 작품들이 장르물에 편중되어 있기도 한데. 앞으로의 전략은?

"장르에 국한해 프로그래밍 하지 않는다. 어떤 장르든 한국에서 사랑받고 훌륭하다면 전 세계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난해까지는 장르물에 편중되어 있다. 올해까지도 좀 그렇다. 올해 라인업을 보면 '안나라수마나라', '모럴 센스' 등 '넷플릭스도 이런 것도 하나'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하루아침에 하기 힘든데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장르의 재미를 전하며 고객분들에게 최대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드리려 한다.

추가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여태까진 드라마 쪽에만 집중했다. 지난해 성공을 거둔 '먹보와 털보'도 그렇고 '솔로지옥'도 그렇고 올해도 계속 예능 프로그램 제작을 이어갈 계획이다. 올해는 '모럴 센스'를 필두로 넷플릭스가 최초로 기획과 제작에 참여하는 오리지널 영화들이 나올 것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부분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 모럴센스. 출처ㅣ넷플릭스
▲ 모럴센스. 출처ㅣ넷플릭스

-코로나 상황으로 개봉 못한 한국 영화 유치에도 관심이 있나.

"관심 있다. 코로나로 다들 피로도도 높으시고 특정 섹터에서 비즈니스가 힘드신 부분이 있다. 무리가 가지 않은 선에서 좋은 영화들이 있다면 적극 고려할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한국이 빨리 코로나를 이겨내서 좋은 콘텐츠들이 극장을 통해서도 관객들과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첫 번째 바람이다."

-망 사용료를 내게 된다면 투자 규모나 요금 인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나.

"아니다.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망 사용료와 콘텐츠 투자 규모는 굉장히 별개의 논의다.

소비자들이 넷플릭스에 기대하는 것은 좋은 콘텐츠와 그걸 구현할 수 있는 프로덕트다. 원활한 인터넷은 다른 지점에 있지만 생각해 보면 같은 지점이다 ISP와 넷플릭스는 상호보완적이고 없으면 안 되는 존재다. 그 부분을 너무나 다들 이해를 하고 있고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데 포커스가 공동의 고객들을 위한 최대의 밸류를 전달해 주는 것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 생각에는 넷플릭스가 해야 하는 일과 ISP가 해야 할 일은 분리가 되어있는 것 같긴 하다. 망 사용료 내야 한다면 요금이 인상될 수 있을까? 망 사용료에 대한 저희 내부적 논의와 요금 인상에 대한 논의는 다른 논의다. 두 가지가 연결되어 있진 않다."

-'솔로지옥' 피부색 발언 등 글로벌 이슈가 될 수 있는 지점에 대한 고민은.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실제로 너무 많다. 생각해 보시면 넷플릭스가 전세계 스트리밍을 시작한 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다. 매일매일 새로운 러닝들이 있다. 특히나 문화적 부분에 대해 '우리 나라에선 괜찮은데 다른 나라에선 괜찮지 않네' 하는 건 사업적으로 배워간다는 것도 있지만 인문학적 스터디가 되기도 한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저희가 번역이나 자막은 직접 하기도 하지만 제3의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있다. 케이스가 하나씩 쌓일 때마다 한 걸음씩 발전하는 계기가 되면서 겸허한 자세로 계속 배우고 있다."

-시즌2가 기대됐던 작품들 중 다음 시즌이 제작되지 않는 이유는?

"제일 중요한 기준은 콘텐츠에서 더 할 얘기가 있느냐다. 풀어놓는 데 있어서 한국 창작자분들이 자신 있게 내놓는 것이다. 첫 번째 시즌이 사랑받았는데 억지로 이야기를 짜내서 잘 만든 첫 시즌에 해가 되면 안 된다. 더 얘기할 거리가 있느냐가 중요하다. 당연히 시즌 1이 얼마나 사랑을 받았느냐, 얼마나 의미가 있던 콘텐츠였냐. 두 가지는 조금 다르게 볼 수도 있다. 꼭 사람들이 많이 보고 월드 톱단을 찍어야 시즌 2가 나오는 건 아니다. 사회적으로 울림이 있었던 건 추가적으로 제작을 하기도 한다."

-'오징어 게임' 저작권 침해 등 상황을 보며 IP 사업을 고려하진 않나.

"매력적인 아이피를 보유하고 있지만 저희는 스트리밍에 집중하고 있다. 많이 사랑해 주시고 니즈가 있다면 주사업이 되진 않겠지만, 실제로 하고도 있고 한국에서도 고려하고 있다. 저작권 대응 이슈에서 '오징어 게임'은 예외적 케이스다. 저희도 저작권에 대해 굉장히 심각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는데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아본 콘텐츠가 사실 몇 개 없다. 핼러윈과 겹쳐 빠른 시간에 침해된 부분이 있었다. 최선을 다해 창작자들에게 피해가 가는 경우를 막았다. 아주 기본적으로는 그런 철학도 있다. 콘텐츠를 사랑해 주시는 여러분들이 어느 정도 소통하기 위해서 일부 인용을 하는 부분은 사업적으로 크게 해끼치지 않고 마케팅,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겠다 하는 케이스는 조금 더 느슨하게 대처하는 것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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