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후지사와(왼쪽 아래)가 13일 팀 킴의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중국전을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 고봉준 기자
▲ 팀 후지사와(왼쪽 아래)가 13일 팀 킴의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중국전을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 고봉준 기자

[스포티비뉴스=베이징, 고봉준 기자] 결전을 하루 앞둔 날. 일본 선수들이 한국의 경기를 유심히 지켜봤다. 한일전은 이미 시작된 눈치였다.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할 여자컬링 한일전이 마침내 펼쳐진다. 스킵 김은정이 이끄는 한국의 팀 킴 그리고 스킵 후지사와 사츠키가 지휘하는 일본의 팀 후지사와가 한국시간으로 14일 오후 9시5분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로빈라운드(예선) 맞대결을 치른다.

운명의 승부다. 4년 전 결승 길목에서 만난 팀 킴과 팀 후지사와. 미소를 지은 쪽은 한국이었다. 연장 11엔드에서 마지막 샷을 버튼으로 더 가깝게 붙여 1점을 따내 8-7로 이겼다. 한국 컬링 사상 최초의 동계올림픽 메달 확보를 결정짓는 순간이었다.

한국의 승리로 끝난 이날 경기는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았다. 김은정과 후지사와가 스쳐 지나가는 듯한 장면이 카메라로 담겼다. 팽팽한 라이벌 구도가 느껴지는 사진이었다.

이후 4년이 흘렀다. 그 사이 팀 킴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대한컬링협회 전임 집행부의 갑질 논란과 코칭스태프의 월권행위 등이 알려지면서 아픔을 안았다. 그러나 선수들은 여기에서 주저앉지 않았다. 다시 일어나 이번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한국과 일본 모두 피할 수 없는 승부다. 한일전이기 때문이다. 긴장감은 전날부터 감지됐다. 한국과 중국의 맞대결이 열린 13일. 이날 경기가 없는 일본 선수들이 국립아쿠아틱센터로 나타났다. 그리고는 한국 선수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했다.

스킵 후지사와를 비롯해 몇몇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중국의 6-5 승리를 지켜본 뒤 경기장을 떠났다.

▲ 팀 킴(왼쪽)과 팀 후지사와.
▲ 팀 킴(왼쪽)과 팀 후지사와.

한국 선수들의 의지도 이와 못지 않았다. 후지사와와 다시 만나게 되는 김은정은 “최근 맞대결 느낌을 잘 살려서 일본을 최대한 흔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짧고 굵게 각오를 밝혔다.

최근 일본을 상대로 2패를 안았던 임명섭 감독은 “(일본한테) 진 만큼 많이 배웠다. 일본 스타일과 맞게 준비하겠다. 또, 오전 미국전을 바탕으로 아이스를 체크해서 전략을 잘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날 오전 10시5분 미국과 먼저 만난 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후 9시5분 일본을 상대한다. 4강행의 길목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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