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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언중유향]한국 축구 선도하는 전북 현대의 '미래 비전'은 어디에?

작성일: 2022.04.12 05:45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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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 사상 첫 5연속 우승을 이뤄낸 전북 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 지난해 프로축구 K리그 사상 첫 5연속 우승을 이뤄낸 전북 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 전북 현대는 2006, 2016년에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전북 현대는 2006, 2016년에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수도권 이남의 그저 그랬던 구단 전북 현대는 2005년 FA컵 우승을 기점으로 구단의 방향이 달라졌다. 2006년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으로 투자에 대한 인식이 생겼고 최강희 전 감독과 이철근 전 단장이 밀고 당기기를 하며 선수를 보강, 2009년 K리그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011년 두 번째 K리그 우승으로 '전북 왕조'의 기틀을 마련했고 2014, 2015년 2연패, 2017~2021 사상 첫 5연패로 통산 8회 정상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었다. 2016년에는 10년 만에 아시아 정상으로도 복귀했다.

우승의 과정에는 명확한 목표 설정이 있었다. 이 전 단장은 최 전 감독의 요구해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와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쉼없이 오가며 예산 타내기에 안간힘을 썼다. 계획 없는 요구도 아니었다. 선수 영입과 더불어 구단을 K리그 최강에 '아시아의 명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고 완주군 봉동읍에 최신식 클럽하우스도 구축했다. 

최 전 감독과 이 전 단장은 각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성기를 이끈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과 데비이드 길 전 사장에 비유됐다. "전북도 수도권 구단"이라고 외친 최 전 감독의 말은 전북의 성장과 더불어 확실한 '바이럴 마케팅'이었다.

'5년 단위' 계획 세워 구단 발전 보여준 전북 현대

전북의 발전에는 소위 '5개년 계획'이 있었다. 2005년을 기점으로 5년 소단위, 10년 대단위 계획이 세워졌다. 유소년을 육성하고 클럽하우스 마련으로 선수단의 뿌리를 단단히 하자는 의지가 강했다. 성적이 좋아지면서 평균 3만 관중을 동원하자는 의지가 있었고 지역 사회로 빠져들어가 전북의 녹색 컬러를 분명하게 심었다. 

이런 과정에는 전북 프런트의 헌신이 있어 가능했다. 문전박대가 다반사였던 상인들을 상대로 구단의 존재 이유를 알렸고 하나의 문화가 되도록 자리 잡았다. '후원의 집' 어디에나 선수들의 사인 유니폼이 걸렸다. 또, 전라북도 내 대학교를 돌며 젊은 관중을 유치하기 위해 사인회를 하고 지역 특산품 알리기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그 결과 지역 지상파에서 토요일 오후 예능프로그램을 밀고 전북 경기를 생중계, 그야말로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아시아 축구연맹(AFC)에서는 전북의 공격 지향인 '닥공(닥치고 공격)'을 전파하며 국내 축구를 선도하는 구단으로 분명하게 자리 잡았다. 

물론 양이 있다면 음도 있다.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려 여러 선수가 구속되거나 생을 스스로 마감하는 등 어두운 이면도 있었다. 전북도 잘못을 인정하며 더 나은 구단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어쨌든 전북은 지난 2015년 '비전 2020'이라는 프로젝트를 앞세웠다. 선수들을 유럽으로 연수보내는 것은 물론 사무국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창단 첫 30만 관중 돌파라는 성과물이 자신감의 발로였다. 모기업 현대자동차 브랜드 노출 효과의 첨병이었고 자생을 위한 기반도 마련 중이었다. 

5개년 계획이 끝나고 새로운 계획이 나와야 하는 시점인 2019년 11월 전북에는 허병길 대표이사가 상근직으로 취임했다. '마케팅 분야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통상 대표이사는 본사에서 구단을 지원하지만, 상근직 부임으로 백승권 전 단장과 업무 중첩에 따른 '옥상옥(屋上屋)' 우려가 쏟아졌다. 이미 수원 삼성이 그 예를 잘 보여준 바 있다. 

우려를 안고 허 대표는 변수와 싸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자의적으로 무엇인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직원 개개인이 노력하며 극복에 힘썼고 최선은 아니지만, 유관중 전환 후 적절한 관중 수를 유지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5년, 10년에 대한 계획은 보이지 않았다. 부임 후 전임자처럼 본사를 오가며 치열하게 무엇을 얻어냈다는 이야기는 딱히 들어보지 못했다. 

오히려 자잘한 사건만 터졌다. 지난해 백승호를 영입한 뒤 4월 강원FC 원정 경기에서의 인터뷰 불발 사건이 대표적이었다. 주말 원정 경기를 근무로 인정하지 않아 홍보팀 직원이 오지 못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가 붙었다. 프로야구, 프로농구만 하더라도 원정팀 직원들이 주말 원정 경기에도 대부분 동행 하는데 K리그 최정상 구단 전북이 후진적 근무 행태를 보였다는 것에서 충격이었다. 

▲ '영원한 캡틴'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 ⓒ한국프로축구연맹
▲ '영원한 캡틴'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 ⓒ한국프로축구연맹

 

박지성 어드바이저 영입은 김상식 감독 개인기…'미래 비전'은 어디에?

'영원한 캡틴' 박지성을 클럽 어드바이저로 영입하며 유소년 정책을 선도하는 이미지는 굳혔다. 박 어드바이저에게는 유소년 선발과 육성에 조언자 역할을 맡겼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김상식 감독과 박 어드바이저 사이의 인연에 의한 것이었다. 코치에서 감독이 된 김 감독이 선수 보는 눈을 더 높이며 발굴을 위해 간곡하게 부탁했다. 향후 유소년을 어떻게 한다는 계획을 내놓아야 할 구단은 그저 개인의 동선에 맡겼을 뿐, 정책은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정체된 상황에서 지난 4일 백 전 단장이 느닷없이 구단을 떠났다. 겉으로는 성인팀의 성적 부진을 책임지는 것은 물론 구단이 정체되면 안 된다는 당위성을 내세우며 구단과의 인연을 마감했다. 하지만, 백 단장이야말로 전북의 성장기에 사무국장으로 이철근 전 단장을 보좌하다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홍보팀장으로 떠난 뒤 2017년 단장으로 복귀해 구단의 중심을 잡았던 인물이다. 계획을 세우고 발전해 나가는 경험, 조언자 사라진 셈이다. 백 단장이 떠남과 동시에 경험 풍부한 다수 보직자도 '보직 해제'를 피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유를 알기 위해 허 대표부터 다수 직원에게 전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거나 "할 말이 없다"라며 바로 끊기 다반사였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의견을 내 언론에 노출되면 통화 내역이라도 확인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 이전 비슷한 상황에서 타 구단들의 사례가 떠올랐을 정도로 전북 사무국 분위기는 경직된 것처럼 느껴졌다. 

전북을 바라보는 타 구단들의 시선은 묘하다. A구단 대표이사는 "냉철하게 평가하면 이전 단장들은 직원들이 따라오게 하며 일을 정말 잘했다. 그만큼 전북이 성장한 것 아닌가. 허 대표가 단장을 겸임한 이상 그 이상의 정책이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쉽지 않은 행보가 예상된다. 종국에는 상황을 잘 판단하는 실무 직원들에게 기대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B구단 단장은 "대표이사야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인데 단장은 선수단의 생리까지 잘 알아야 한다. 이제부터 이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텐데 그 과정에서 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경험을 얼마나 흡수해 정책을 만들어 보여줄 것인지 궁금하다. 전북은 현재 K리그를 선도하는 구단 아닌가"라고 말했다. 

선수단의 경기력으로만 구단을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 아시아를 선도하는 구단이 되겠다고 한 전북의 소원은 아직 이뤄지지도 않았다. 구단 규모 대비 직원 수는 여전히 부족하고 일은 산더미다. 발전 구체성이 모호한 현재의 전북 앞에 앞으로의 5년, 10년 뒤는 어떤 구단이 되어 있을까. 분명한 것은 2005년 이전의 '후진' 전북으로 '후진'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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