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허경민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허경민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딸은 무조건 두산팬으로 키울 생각이다."

허경민(32)은 두산 베어스를 대표하는 3루수다. 2009년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009년 2차 1라운드 7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도약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두산이 프로야구 구단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대기록을 달성하는 동안 주전 3루수는 언제나 허경민이었고, 3차례 우승(2015, 2016, 2019)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두산 유니폼을 입은 허경민의 자부심은 더더욱 커졌다. 2021년 시즌을 앞두고는 두산과 7년 85억원에 FA 계약을 하며 원클럽맨의 길을 선택했다. 

대형 FA 계약을 맺기 직전인 2020년 여름. 허경민은 딸 서우(2)를 품에 안았다. 존재만으로도 사랑스러운 첫 아인데, 그해 FA 대박까지 터트린 아빠에게는 복덩이이기도 했다. 

허경민은 계약 직후 "지금은 너무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우리 서우가 많은 두산 팬분들께서 예뻐해 주고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아빠가 야구를 그만하는 날 시구자로 나와서 스트라이크를 던져주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먼 훗날 시구자가 된 서우와 마주하려면 아빠는 유니폼을 벗는 그날까지 최고가 돼야 했다. FA 계약 첫해인 지난해는 2020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 다녀온 뒤로 잔 부상에 시달리는 바람에 타율 0.278(468타수 130안타), OPS 0.703, 59타점에 그친 만큼 절치부심해서 올 시즌을 준비했다. 

올해 허경민은 최고의 시즌을 향해 가고 있다. 6일 현재 타율 0.340(94타수 32안타), OPS 0.838, 1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5강 전력으로 평가받지 못했던 두산이 시즌 초반 3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데 큰 힘이 됐다. 5번타자 양석환이 부상으로 빠진 뒤로는 5번타자 임무까지 해내고 있다. 홈런은 없어도 팀내에서 가장 많은 2루타 9개를 치고, 득점권 타율 0.333를 기록하고 있다. 

허경민은 어린이날을 맞이해 서우가 잠실야구장을 찾은 5일 LG 트윈스전에서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다. 5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결승타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9-4 승리를 이끌었다. 1회초 2사 2, 3루에서 허경민이 좌전 2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아준 덕분에 상대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5이닝 8실점(6자책점)으로 무너뜨릴 수 있었다. 

허경민은 "많은 관중 앞에서 승리해 기분이 좋다. 특히 두린이들에게 좋은 선물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하루다. 오늘 가족들도 야구장에 왔는데, 아빠가 많은 팬들 앞에서 멋지게 야구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딸은 무조건 두산팬으로 키울 생각이다. 좋은 아빠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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