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롯데 한동희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롯데 한동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2년 시즌이 개막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 현재 리그 최고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타자는 한동희(23․롯데)다. 빼어난 성적을, 그것도 특별한 기복 없이 꾸준하게 내고 있다.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양상이다.

한동희는 5일까지 시즌 28경기에서 타율 0.406, 7홈런, 2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70이라는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지표에서 모두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특히 장타율(.708)과 득점권 타율(.474)이 괄목할 만하다. 지난해까지 ‘잠재력이 있는 뛰어난 타자’였다면, 올해는 어떤 투수든 두려워할 만한 타자로 성장했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18년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은 한동희는 올해가 5년차다. 신인 시절부터 적지 않은 기회를 받으며 구단의 핵심 육성 선수로 떠올랐고, 2020년부터는 완벽한 주전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성적은 계속 좋아진다. 2020년에 처음으로 리그 평균 이상의 공격 생산력을 내더니 지난해에는 이 수치가 상향 조정됐고, 올해는 폭발적인 성적으로 자신의 경력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그렇다면 한동희의 대폭발 비결은 무엇일까. 많은 관계자들은 한동희의 히팅포인트가 다소 앞으로 오면서 타격이 더 좋아졌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미세한 타격폼 수정도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인 부분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결국 심리적인 안정과 강력한 동기부여에서 나오는 힘이 마지막 방점을 찍는다는 설명이다.

스포티비(SPOTV)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크루로 활동 중인 안치용 위원은 심리적인 부분에 주목한다. 안 위원은 “히팅포인트, 팔의 높이 등 기술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역시 자신감이다. 여유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안 위원은 “지난해에 비해 의미 없는 파울이 줄어들었다. 설사 아웃이 되더라도 인플레이타구로 승부를 본다”면서 “벌어놓은 게 많으면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다. 선수들은 자신의 성적에 대해 다 계산을 한다. 이번 주 못해도 타율이 이 정도다 생각하면 공략법이 달라지고 여유가 달라진다. 시즌 초반, 경기 초반이 중요하다는 게 그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실제 한동희의 올해 타격 비율은 지난해 27.8%에서 올해 34.7%로 높아졌다. 대신 루킹 스트라이크가 줄어들었다. 덩달아 루킹 삼진 비율도 줄었다. 자신감을 가지고 타격을 하니 인플레이타구가 많아지고, 타격감이 좋으니 그 인플레이타구의 결과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한동희는 팀의 대선배이자 KBO리그의 전설로 올 시즌 뒤 은퇴를 예고한 이대호(40)와 많이 비교가 된다. 경남고 출신으로 롯데의 핫코너를 지켰고, 장타를 갖춘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에서 어쩌면 한동희는 이대호의 뒤를 착실하게 따라가고 있을지 모른다.

배경이 아닌 플레이스타일로는 이범호 현 KIA 타격코치와 흡사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대호는 그 자체로 위대한 선수지만, 이범호 코치 또한 현역 시절 통산 329홈런을 친 레전드다. 20홈런 이상 시즌만 10번을 만들어내는 등 강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안 위원은 “한동희는 스윙 궤적도 홈런타자 궤적이다. 타구가 뜰 수 있는 궤적 자체가 예쁘다. 그동안은 삼진을 당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있어서 그런지 갖다 맞히는 스윙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게 많이 없어졌다. 올해 풀스윙을 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면서 “전체적인 그림에서는 기술로 치는 이대호보다는 이범호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박병호나 김재환은 삼진이든 뭐든 갖다 맞히는 스윙보다는 풀스윙을 한다. 한동희도 그렇게 가야 한다”면서 앞으로의 길을 응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