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고개를 숙인 한화 터크먼 ⓒ한화이글스
▲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고개를 숙인 한화 터크먼 ⓒ한화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한화는 6일부터 8일까지 대전에서 열릴 KIA와 3연전을 클래식 매치로 정하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첫 날인 6일에는 이글스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레전드’들을 초청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대전구장을 찾은 이강돈 한희민 유승안 송진우 장종훈은 빙그레 시절부터 이글스를 대표하는 스타들이었다. 클래식 매치를 맞이해 마련한 이글스 유니폼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선수들이기도 했다. 그런데 반대 쪽 더그아웃에 자리를 잡은 ‘해태’의 색깔이 더 강한 한 판이었다.

KIA는 해태의 상징과도 같았던 상의 빨간색-하의 검정색, 이른바 ‘검빨’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 사실 당시 프로야구를 기억하는 모든 팬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이글스 팬들도 ‘검빨’ 유니폼과는 별로 좋은 기억이 없었다. 

빙그레 이글스는 창단 이후 비교적 빨리 강호로 자리 잡았고,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으로 이어지는 흐름에서는 리그 최강자 중 하나로 군림했다. 정규시즌 우승도 차지한 경력이 있다. 이글스의 고유명사인 다이너마이트 타선에 시즌과 큰 경기를 이끌 만한 좋은 투수들이 있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유독 해태의 벽을 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곤 했다. 검빨 유니폼을 입은 해태는 빙그레를 중요한 순간 가로막았고, 빙그레는 자신들이 가진 전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지기 일쑤였다. 해태의 벽에 막힌 이글스의 프랜차이즈 첫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에나 이뤄졌다.

‘검빨’의 기운은 6일에도 대전을 괴롭혔다. 한화는 초반부터 실책에 병살타가 나오며 힘을 쓰지 못한 반면, KIA는 경기를 쉽게 풀어가며 13-2 대승을 이끌었다. KIA가 잘한 경기이기도 했지만 초반 힘겨루기에서 한화가 너무 일찍 무너진 경기이기도 했다.

2회에는 뭔가 미묘했던 실책이 나왔고, 순식간에 팀이 4점을 내줬다. 선두 박동원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것, 평소 번트와 거리가 먼 최형우에게 시프트가 깨지는 번트 안타를 맞은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땅볼 때 유격수 하주석이 공을 잡지 못해 선취점을 내준 건 아쉬웠다. 잡기 쉬운 타구는 아니었지만 하주석의 능력을 고려하면 처리할 수 있었던 공이었다. 

결국 2루 주자인 박동원이 홈을 밟았고, 김민우가 평정심을 찾기도 전에 던진 초구가 황대인의 배트에 걸리며 3점 홈런으로 이어졌다. 순식간에 0-4가 됐다.

반격의 기회는 있었다. 2회에는 4사구 2개로 1사 1,2루를 만들었지만 후속타가 없었다. 가장 아쉬웠던 상황은 0-4로 뒤진 3회였다. 박정현 안타, 정은원의 볼넷, 최재훈의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2점 정도만 따라가도 이날 경기 흐름을 붙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부진한 터크먼이 삼진으로 물러난 것에 이어 노시환도 투수 앞 병살타를 쳐 찬물을 끼얹었다. 믿었던 중심타선에서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한화는 이후에도 타격이 원활하지 못했고, KIA 타선의 집중력에 무너지며 2-13으로 크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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