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대인 ⓒ곽혜미 기자
▲ 6일 대전 한화전에서 6타점 맹타로 팀 승리를 이끈 황대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5번 타석에 들어갔는데, 5번 모두 득점권이었던 것 같았어요. 득점권 기회가 한 30번은 온 것 같았죠”

KIA 차세대 거포로 기대를 모으는 황대인(26)은 올 시즌 목표를 많은 타점 생산으로 잡았다. 황대인은 “캠프 때부터, 비시즌 때부터 생각했던 게 ‘타점을 많이 올리자’, ‘득점권에서 내가 해결을 하자’였다”고 했다. 중심타선 혹은 그 다음에 위치하는 선수인 만큼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았다. 황대인은 자신이 이 기회에서 되도록 많은 타점을 올리는 것이 팀에 가장 큰 공헌을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예상대로였다. 그런 기회가 시즌 초반 많이 찾아왔다. KIA는 올해 팀 출루율(.344)에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극심한 투고타저 흐름에서도 리그 평균(.318)보다 훨씬 더 높은 출루율을 기록 중이다. 상위 및 중심타선에 출루율이 높은 선수가 많다. 최형우(.421), 류지혁(.417), 김선빈(.413), 나성범(.395)은 4할 이상 혹은 그 언저리의 출루율을 기록 중이다. 새롭게 영입한 박동원도 KIA 이적 후 높은 확률(.450)로 살아 나간다.

그런데 정작 황대인이 이를 해결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좋지 않은 가운데 자신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장타도 터지지 않았다. 득점권 타율도 높은 편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었다. 눈앞에 주자는 쌓이는데 해결이 안 됐다. 기회가 아니라 매 타석 위기를 맞이하는 것 같은 흐름이었다. 

득점권 기회는 타자에게 양날의 검이다. 잘 하면 경기 흐름을 일거에 바꾸는 영웅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못하면 역적이 되기 십상이다. 최근까지 황대인은 전형적인 후자였다. 벤치의 믿음은 굳건했지만 그만큼 팬들의 비판도 거셌다. 황대인도 답답했다. 황대인은 6일 대전 한화전이 끝난 뒤 “득점권 기회가 한 30번은 온 것 같다. 안 되다보니 멘탈이 조금 흔들렸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득점권 기회에서의 침묵은 이 기대주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다.

급기야 5일 광주 키움전에서는 선발 명단에서도 빠졌다. 김종국 KIA 감독은 6일 이 제외를 놓고 “개막전부터 계속 스타팅으로 나가고, 수비도 했다. 체력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힘든 게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제외 사유를 설명했다. 선수로서는 위기의식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의 여유는, 황대인이 루상의 주자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쳐다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생각을 다시 했다.

황대인은 “다시 준비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지난 주에 득점권에서 해결을 하지 못해 심적으로 그런 게 있었다. 생각도 많이 하고, 이미지트레이닝도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가려고 했다”면서 “내가 해야지라고 생각을 하면 몸이 위축돼 좋은 결과가 안 나오는 경우가 많더라. 가볍게 타석에 들어가자고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발상의 전환이었다. 그런데 그 효과가 하루 만에 나왔다.

황대인은 6일 대전 한화전에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점인 6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13-2 대승을 이끌었다. 1-0으로 앞선 2회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이날 경기의 흐름을 KIA 쪽으로 가져왔고, 이후 적시타 등으로 3타점을 더 추가해 6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맹활액에도 불구하고 인터뷰 내내 즐거워하는 표정이 하나도 없었던 황대인은 “연습할 때부터 집중을 더 많이 했던 것 같다. 항상 집중은 하지만 오늘은 더 그랬던 것 같다”고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투수는 물론 주자의 부담감과도 싸우고 있는 황대인이다. 앞으로도 그런 부담감은 계속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생각하기 나름이다. 오히려 타점을 올릴 기회가 자주 찾아온다는 것을 즐긴다면 이보다 더 신나는 상황은 없다. 황대인도 “각오보다는 주위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네가 이겨내야 한다’고 말씀을 해주신다”면서 “내가 생각을 해도 내가 해결을 해야 팀이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 더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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