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철(성남FC)이 득점 뒤 '쉿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구본철(성남FC)이 득점 뒤 '쉿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상암, 허윤수 기자] 성남FC를 승리로 이끈 구본철이 세리머니에 숨겨진 이야기를 전했다.

성남은 21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4라운드 FC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구본철의 결승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뒀다.

7경기 만에 승점 3점을 챙긴 성남(승점 9)은 1무 5패의 무승 고리를 끊었다. 또 11위 수원FC(승점 12)와의 격차를 3점으로 좁혔다.

이날 결승골의 주인공인 구본철은 “힘든 상황 속에 하나 되기 위해 고참 선수들부터 솔선수범했다. 그래서 서울이 강팀이지만 좋은 결과 가져온 거 같다”라고 총평했다.

유일한 득점은 구본철의 발끝에서 터졌다. 전반 22분 긴 던지기를 받은 이종호가 몸을 돌려 문전으로 연결했다. 쇄도하던 구본철이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구본철은 서울 서포터즈 ‘수호신’ 앞에서 손가락을 입으로 갖다 대는 ‘쉿 세리머니’를 펼쳤다.

구본철은 “처음부터 그 세리머니를 할 생각은 없었다. 이전 코너킥 상황에서 서울 팬들이 욕을 하더라. 그래서 엄지 한번 날리고 지나갔다”면서 “골을 넣고 마침 그쪽이라 생각나서 세리머니를 했다”라고 말했다.

성남 김남일 감독은 경기 전부터 구본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대에 보답한 구본철은 “기회를 받기 위해 간절히 준비했고 최선을 다했다. 감독님께서 주저 없이 슈팅 때리고 과감히 하라고 하셨다”라고 대화 내용을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를 못 뛸 때) 버틸 수 있었던 건 나보다 더 마음고생 하는 부모님과 응원해주시는 팬들 덕분이다. 이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성남은 서울을 상대로 뮬리치, 팔라시오스를 모두 뺀 채 임했다. 승점을 얻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구본철은 “용병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는 하나다. 소통하는 과정에선 국내 선수끼리 있는 게 더 원활할 수밖에 없다. 용병 선수들이 경기에서 차이를 만들어주지만, 오늘 같은 날은 공 소유 시간이 적으니 한 발 더 뛰는 정신이 필요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성남의 최대 위기는 득점 후 찾아왔다. 선제 득점 3분 뒤 권완규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였다.

구본철은 수적 열세 속 맞이한 하프타임 상황에 대해 “전반전에 변수가 생겼고 이전 경기를 보면 막판에 실점했다. 선수들끼리 후회 없이 남은 45분 뛰자고 했다. 소통을 많이 하며 한 발 더 뛰자고 했다. (권) 완규 형이 퇴장당하려고 한 게 아니었기에 형과 감독님을 위해 뛰었다”라고 돌아봤다.

김 감독을 위해 뛰자는 말에 대해선 “팬들이 많이 비판하시는데 난 그렇게 생각 안 한다. 내가 경기를 못 뛸 때도 힘들었지만 감독님을 원망한 적은 없다. 좋은 감독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다. 선수들을 배려하기에 미워할 수가 없다. 감독님께서 비판받는 모습을 보면 선수들도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거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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