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SPO 결산②]수상 관계없이 성공한 韓영화…칸에서 인기·호평·실속 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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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칸(프랑스), 강효진 기자]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수상에 앞서 인기, 호평, 실속의 의미있는 성적을 거두고 든든한 마음으로 한국에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개막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28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폐막식을 갖고 올해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이번 칸 영화제에 한국 영화는 크게 5편의 작품이 초청됐다. 먼저 경쟁 부문에는 CJ ENM이 배급을 맡은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과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이름을 올리는 겹경사를 맞았고, 비경쟁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는 이정재 감독의 연출 데뷔작 '헌트'가 초청됐다.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는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됐으며, 문수진 감독의 애니메이션 '각질'은 단편 경쟁 부문에 진출해 의미있는 행보를 보여줬다.
먼저 영화제 전반부를 달군 '헌트'는 1980년대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남파 간첩 총책임자를 쫓으며 거대한 진실과 마주하는 첩보 액션 영화다. 이정재와 정우성이 1999년 '태양은 없다' 이후 22년 만에 함께 출연한 작품이다.
지난 19일 자정 첫 공개된 '헌트'는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약 7분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화려한 액션으로 시선을 압도하며 '인상적인 상업영화', '확실하게 폭력적인 스릴러', '정치적 질감을 띄는 작품', '카리스마 있는 도입부와 강력한 세트피스' 등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이정재의 인기는 칸에서도 이어졌다. 니스에서부터 '1보 1사인'을 할 만큼 현지에서 폭발적 관심을 받으며 월드스타로서 매력을 떨쳤다. 영화제 전반부 화제성을 톡톡히 이끌며 행복한 데뷔전을 치렀다.
'헌트'가 달군 화제성은 경쟁부문에 나서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로도 이어졌다.
지난 23일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된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이 영화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영화다.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상영 직후 약 7분이 넘는 기립박수와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가 이어졌다. 감독과 배우들의 모습을 생중계하는 스크린이 고장났음에도 2300명의 관객들 대다수가 자리를 뜨지 못하고 기립 박수로 여운을 나눴다.
외신의 호평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헤어질 결심'에 별점 5점 만점을 주며 히치콕 감독에 견주는 호평을 남겼다. 피터 브래드쇼는 "와우 방금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 수상작을 본 건가요?"라며 강력한 찬사를 남기기도 했다. 스크린 데일리 역시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의 기준을 높였다"며 호평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마법에 가까운 연출"이라며 "위트와 멜랑꼴리가 가득한 그의 힘이 절정에 달했다. 박찬욱은 로맨틱하고 정교한 누아르 스릴러의 플라토닉한 이상을 창조했다"고 박찬욱 감독에게 열렬한 찬사를 보냈다.
특히 칸 영화제 공식 일간지인 스크린 데일리는 경쟁부문 작품 중 최고점인 3.2점을 줬다. 유일한 3점대 작품으로 최종 별점 1위를 기록했다.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칸 영화제의 사랑을 받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이하 고레에다) 감독의 '브로커'가 26일 첫 공개됐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아이유), 이주영이 출연했다. 고레에다 감독의 첫 한국영화 연출작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으로 고레에다 감독은 8번째, 송강호는 7번째 칸의 초청을 받았다.
'브로커'는 월드 프리미어에서 무려 12분 가까이 되는 기나긴 기립박수를 받았다. 고레에다 감독의 인기가 높은 만큼, 상영 전부터 티켓을 구하는 관객들의 열기도 압도적으로 뜨거웠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잔잔한 로드무비 엔진에 이끌려 꾸준히 끌려간다. '기생충'의 송강호가 이끄는 엄청난 따뜻함이 있다. 송강호의 인지도와 별개로 주인공 한 사람 한사람, 이야기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 사랑스러운 아기까지 지울 수 없는 감동을 주는 평등주의적 작품이다"며 "고레에다의 인간 본성에 대한 감동적인 믿음, 정신의 관대함을 드러낸다"고 호평했다.
영화의 호평과 더불어 마켓에서의 실속도 챙겼다. 올해 칸 영화제 필름마켓에서는 한국 영화가 전세계 바이어들의 관심을 독점하며 선판매 열풍을 기록했다.
특히 경쟁부문의 두 작품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는 상영 전부터 불티나게 팔렸다. '브로커'는 171개국에 선판매됐다. '설국열차', '아가씨'와 견줄 수 있는 압도적 기록이다. 고레에다 감독의 검증된 연출, 한국 대표 배우들의 시너지가 더해지며 작품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며 빠른 판매로 이어졌다.
심지어 '헤어질 결심'은 전세계 192개국에 선판매됐다. 205개국에 판매된 '기생충'에 근접하는 역대급 성과다. CJ ENM 박정민 해외배급팀장은 "'헤어질 결심 '의 경우 박찬욱 감독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높아진 K-무비의 위상에 따른 시너지가 더해지며 CJ ENM이 해외 세일즈를 진행한 영화 가운데 최고 수준의 금액으로 판매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밖에 콘텐츠판다(NEW)에서는 박훈정 감독의 '마녀2'와 류승완 감독의 '밀수'를 필두로 다양한 장르물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특히 '마녀2'는 마켓 시사 반응도 뜨거웠을 뿐 아니라 안 보고도 사가는 바이어들이 속출했다는 후문. 아시아 지역은 이미 완판, 전세계 주요 국가들과 선판매 및 동시개봉 일정을 조율 중이다.
국내 마켓 관계자는 스포티비뉴스에 "이전까진 관심에 그쳤지만 지금은 비즈니스로 연결되고 부가 OTT 등을 포함하면 금액대도 훨씬 올라갔다. 올해는 K무비가 확실히 올라왔다는 걸 체감하는 마켓이지 않나 싶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는 원톱이다. 관심이 엄청 뜨겁다. 이번 마켓에 눈에 띄는 작품이 한국 영화밖에 없다보니 마켓의 독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 이후 최전방에서 가장 빠르게 영화 시장을 회복한 나라가 되지 않았나. 100만 관객 돌파 소식을 들으면 해외 바이어들이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렇듯 올해 칸 영화제에서 인기, 호평, 실속을 모두 챙긴 한국 영화는 수상과 관계 없이 이미 든든한 마음으로 귀국길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호평받은 경쟁부문 진출작들이 트로피와 함께 두 손 무겁게 돌아올 수 있을지도 기대를 더한다.
경쟁부문 수상 결과가 발표되는 칸 영화제 폐막식은 28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오전 3시 30분)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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