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든 시기 서튼 감독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하는 브루어 히클렌
▲ 힘든 시기 서튼 감독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말하는 브루어 히클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7년 캔자스시티의 7라운드(전체 210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외야수 브루어 히클렌(26)은 사실 1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선수는 아니었을지 모른다. 당시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경력이 단 한 경기도 없었다. 

대학 때까지 미식축구를 병행했던 히클렌은 뛰어난 운동능력을 가진 외야수라는 평가를 받았고, 마이너리그에서 충분한 펀치력을 보여줬다. 2017년 입단 이후 단계를 거치며 천천히 승격 중이었다. 지난해에는 더블A에서 107경기에 나갔고, 올해는 트리플A 단계를 시작했다.

그러나 히클렌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와 인터뷰에서 큰 압박감을 받고 있었고, 야구가 잘 되지 않는 느낌도 적지 않게 받았다고 털어놨다. 

히클렌은 아직 더블A에서 뛰고 있었던 1년 전을 떠올리면서 “내 인생의 밑바닥에 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여기 있을 만큼 충분히 잘하고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였다”고 했다. 그는 다음 플레이나 다음 타석보다는, 앞으로의 인생을 걱정하고 있었다. 즉, 야구 선수로서 성공할 수 있을지 스스로도 회의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때 답답한 마음에 연락을 한 이가 있었다고 했다. 미국에 있는 지도자나 은사가 아니었다. 바로 KBO리그에서 롯데 감독직을 역임하고 있는 래리 서튼 감독이었다. 시차에도 불구하고 연락이 닿았고, 히클렌은 자신의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서튼 감독과 히클렌은 인연이 있다. 히클렌이 싱글A에서 뛰던 시절 당시 서튼 감독이 그를 지도했었다. 서튼 감독은 이후 한국으로 떠났고, 롯데 2군 감독을 거쳐 현재 1군 감독으로 재직하고 있다. 히클렌의 어린 시절을 잘 알고 있을 법하다.

히클렌은 “단지 혼자만의 삶을 살고 있었다. 나는 고립되어 있었는데 내 주변에서는 모두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면서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서튼 감독에게) 한 마디만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단지 나에게 ‘너의 뿌리로 돌아가라’고 일깨워줬다”고 고마워했다.

다시 용기를 얻은 히클렌은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올해 트리플A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팀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때 메이저리그에 콜업돼 데뷔전도 치렀다. 예상대로 바로 내려가기는 했지만 히클렌은 예전과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히클렌은 “올해도 최악의 경기가 몇몇 있었지만 집에 가서 아내와 개를 만나고, 예전처럼 좌절하지 않는다. 내면의 평화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나를 자유롭게 했다”면서 “나는 더 큰 목표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고, 이곳(메이저리그)에 오게 됐다. 이 팀에 기여할 자신이 있다”며 더 희망찬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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