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kt전에서 데뷔 후 최다 투구 수인 118구를 소화한 KIA 이의리 ⓒKIA타이거즈
▲ 3일 kt전에서 데뷔 후 최다 투구 수인 118구를 소화한 KIA 이의리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KIA 벤치는 3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 선발 이의리(20)를 7회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사실 올려서 1~2타자를 더 상대해도 되고, 그만 멈춰도 되는 타이밍이었지만 KIA는 전자를 택했다.

이의리는 이날 다소 아쉬운 피칭을 했다. 2회 오윤석에게 3점 홈런을 맞았고, 0-3으로 뒤진 5회에도 2점을 더 잃었다. 타선 지원이 없기는 했지만 가장 좋을 때의 투구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양상이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1㎞까지 나왔지만 제구는 종종 날렸다. 구속과 제구 모두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했다. 또한 우타자에게 요긴하게 써먹어야 할 체인지업의 제구와 낙폭 모두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경기였다.

6회까지 95개를 던진 상황에서 5실점. 경기는 2-5로 뒤지고 있었다. 승리투수 요건을 챙긴다고 장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의리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묵묵하게 공을 던졌다. 결국 7회를 마무리하면서 총 118개의 공을 던졌다. KBO리그 데뷔 이후 가장 많은 투구 수였다. 

사실 이의리를 7회에 마운드에 올린 KIA 벤치도 ‘118구’까지를 생각하지는 않았을 법했다. 이의리는 3회부터 6회까지 이닝당 12구에서 18구 정도를 소화하고 있었다. 4일 임시 선발인 김도현이 선발로 나선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의리가 7회까지 책임져도 110구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불펜투수를 하나 더 아낄 수 있다는 계산에 가까웠을 것이다. 

실제 KIA의 이의리 관리는 철저하다. 이의리는 지난해 데뷔 후 올해까지 총 29번의 선발 등판을 했다. 이중 100구 이상을 던진 경기는 딱 5번밖에 없었고, 최다 투구 수 경기는 지난해 6월 16일 광주 SSG전 당시의 106구였다. 올해도 무리시키지 않는 선에서 강판 시점을 맞춰줬다.

조금 더 많은 투구 수를 경험시키고자 했던 벤치의 생각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잠시 2군에 갔던 한승혁이 들어오면 하루를 더 쉴 수 있는 등 유연성도 있었다. 그러나 이의리의 7회 투구 수가 많아지면서 결과적으로는 118구를 던진 셈이 됐고, 이는 이의리에게도 시사점으로 남았다. 2사까지 투구 수는 107구였지만, 마지막 타자인 김민혁과 11구 승부를 벌이면서 투구 수가 크게 불어났다. 김민혁을 상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투수를 교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의리는 마지막 타자 김민혁을 루킹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쳤다. 김민혁의 11구 승부에서 파울만 6개였는데 모두 패스트볼이었다. 정작 삼진은 커브로 잡아냈다.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써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날 경기 후 생각이 많아질 법한 대목이었다. 이의리가 조금 더 큰 투수로 가기 위해 언젠가는 해야 할 고민과 과정이었고, 3일의 118구 투구는 하나의 시사점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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