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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 반란' 박세혁, 단 한번의 기회 그리고 아버지

작성일: 2016.04.27 08:25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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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혁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백업의 반란이었다. 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26)이 일을 냈다.

박세혁은 2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 와이번스와 시즌 1차전에서 0-1로 끌려가던 6회 대타로 출전했다. 박세혁은 결승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리며 두산의 4-3 역전승을 이끌었다.

두산은 6회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고 타석에는 4회부터 대수비로 나선 김동한이 들어설 차례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평소 대타로 활약했던 김재환과 최주환은 선발 출전한 상태였다. 카드를 살펴본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까지 타점 없이 9타수 1안타에 머물렀던 박세혁을 선택했다.

주어진 기회는 단 한 타석이었다. 박세혁은 SK 선발투수 메릴 켈리의 2구째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익선상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2루를 밟은 박세혁은 박수를 치면서 기뻐했다. 그리고 대주자 류지혁과 교체됐다. 두산은 쫓기면 그만큼 달아나면서 1점 차 승리를 지켰고, 박세혁은 데뷔 첫 결승타 기록을 챙겼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벤치에서 기다리면서 타격 감각을 이어 가기 힘들었을 텐데 (박)세혁이가 자신의 임무를 잘 알고 잘해 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세혁은 경기를 마치고 "아직도 얼떨떨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무사 만루여서 내야 땅볼을 치면 병살도 가능했다. 타석에 나서기 전에 박철우 코치님과 장원진 코치님이 자신 있게 치라고 하신 게 도움이 됐다. 체인지업을 쳤는데, 그 전에 켈리가 던진 투심을 본 게 체인지업을 쫓아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 박철우 코치(왼쪽), 박세혁 ⓒ 두산 베어스
자신감을 불어 넣어 준 박철우 두산 타격 코치는 박세혁의 아버지다. 한 팀에서 부자가 코치와 선수로 뛰고 있으니 종종 관심을 받는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잠실 원정을 왔을 때 "기분이 참 이상할 거 같다"고 말을 툭 던졌다. 이어 "박철우 코치랑 저랑 동기다. 철우 아들이 세혁이"라고 덧붙였다.

말을 꺼낸 이유가 있었다. 박세혁은 지난 15일 잠실 삼성전에서 양의지 대신 포수 마스크를 쓰고 선발투수 유희관의 시즌 첫 승을 도왔다. 포수로서 제 몫을 다했지만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류 감독은 "어제(15일) 못 쳤는데, 못 치면 답답하고 애가 탈 거 같다. 저도 선수들이 제 자식은 아니지만 못 치면 애가 타는데, 만약에 아들 때문에 경기를 망치면 곤란하지 않을까. 그래서 저는 아들 둘 다 야구를 안 시켰다"고 말하며 웃었다. 박세혁은 아버지의 애가 타지 않게 매섭게 방망이를 휘두르며 4연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박세혁은 "팀에서는 아버지가 아니라 코치님"이라고 선을 그었다. 결승타를 때렸을 때 박 코치가 기뻐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박세혁은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하이파이브해 주신 게 전부였다. 집에 가면 많이 축하해 주실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로 끌어 주는 팀 분위기 덕에 적은 기회에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지난해 상무에서 제대한 박세혁은 "제대를 하고 나니 (오)재원이 형이랑 (김)재호 형이 선참일 정도로 젊은 형들이 많아졌다. 형들이 우승하고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자신감도 넘치고 후배들을 잘 이끌어 준다. 백업 선수들이 경기에 나갈 때 자신감을 많이 심어 주셔서 큰 힘이 된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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