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성적과 성실한 자기관리로 큰 호평을 받고 있는 LG 진해수 ⓒ연합뉴스
▲ 좋은 성적과 성실한 자기관리로 큰 호평을 받고 있는 LG 진해수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아, 그러네요. 이제 저 혼자 남았네요. 시간이 벌써 7년이나…”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를 앞두고 LG 좌완 불펜 진해수(36)는 하나의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2015년 7월 24일에 있었던, SK(현 SSG)와 LG의 3대3 트레이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직후였다. 당시 6명의 선수가 오갔는데 이제 현역으로 뛰고 있는 선수는 진해수 뿐이기 때문이다. 진해수는 “벌써 7년이나 됐다”고 떠올렸다.

당시 SK는 투수 신재웅과 신동훈, 그리고 외야수 정의윤을 받았다. 확실한 4번 타자가 없었던 SK는 정의윤을 얻는 데 방점을 찍었다. LG는 대신 투수 진해수와 여건욱, 그리고 외야수 임훈을 받았다. 왼손 불펜 투수와 선발로 활용이 가능한 투수, 그리고 경험이 있는 외야수를 영입해 밸런스를 맞췄다.

트레이드 직후에는 정의윤이 대활약한 SK의 이득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선수는 진해수였다. 여건욱 임훈은 은퇴해 현재 프런트와 코치로 일하고 있고, 신재웅과 정의윤도 지난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은 뒤 현재는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반면 진해수는 여전히 펄펄한 기량으로 LG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경기 전 자신의 프로 첫 팀이었던 KIA 클럽하우스를 방문하기도 한 진해수는 “SK 시절 동료인 한유섬과는 가끔 밥도 먹고, 김광현도 메이저리그 진출 전에는 연락을 자주하고 만나기도 했다”면서 “KIA에도 이제 나와 같이 뛰었던 선수가 김선빈 양현종밖에 없더라. 오래 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원포인트로 뛰는 경우가 많기는 했지만, 진해수는 LG 이적 이후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년 50경기 이상에 나갔다. 70경기 이상에 나간 시즌도 네 번이나 된다. 7년의 시간 동안 LG 불펜의 면면은 거의 다 바뀌었지만, 진해수는 항상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다. 화려하게 빛을 발하는 선수는 아닐지 몰라도 꾸준하게 자리를 지킨 결과 141개의 홀드를 쌓았다. 현역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진해수는 공을 주위에 돌린다. 진해수는 “트레이닝파트에서 일정을 주시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 일정을 다 소화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조금 아픈 것은 이겨내려고 한 결과가 꾸준한 출장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류지현 LG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선수가 워낙 성실하게 자기 관리를 하고, 야구에 대해 진지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게 류 감독의 단언이다.

류 감독은 “아주 강렬한 퍼포먼스를 가진 선수는 아니지만 자기 역할을 묵묵히 다해준다는 부분이 좋은 모습이고, 고참임에도 훈련하는 태도, 게임을 준비하는 게 젊은 선수들보다 양도 많고 준비하는 시간도 길다”면서 “잠실 훈련 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훈련 시간 외에 실내에 들어와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10~15m 정도의 거리를 던지더라”고 놀라워했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투수라고도 했다. 류 감독은 “꾸준함, 성실함, 그런 부분들이 박수 받을 만한 고참의 모습이다. 누구보다도 러닝을 열심히 하고, 세심한 부분을 가져가기 위해서 그런 노력을 안 보이는 곳에서 한다. 꾸준하게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닌가 싶다”고 박수를 보냈다.

가면 갈수록 성적이 더 좋아지고, 안정감도 생긴다. 지난해 50경기에 나가 44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한 진해수다. 50경기라는 적지 않은 표본에서 개인 최고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9일까지 2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4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진해수는 “큰 욕심보다는 1년, 1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속 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당시 트레이드의 마지막 생존자는, 이 트레이드의 유효기간을 계속해서 연장시키고 있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