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안권수(왼쪽)와 김인태 ⓒ 곽혜미 기자
▲ 두산 베어스 안권수(왼쪽)와 김인태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지금은 들어올 자리가 없는데."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10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외야수 김대한(22)이 멀티히트를 쳤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대한은 이날 고양 히어로즈(키움 2군)와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로 활약하며 6-4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김대한은 2019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을 때부터 김 감독이 잠재력을 인정한 유망주다. 군 문제를 해결하고 올해 2월 제대한 김대한은 올 시즌을 앞두고 주전 우익수 박건우(32)가 6년 100억원에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했을 때 대체자로 가운데 하나로 꾸준히 언급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자리가 없다. 김대한이 퓨처스리그에서 봐줄 만한 성적을 내는 정도로는 1군의 문을 두드리기 쉽지 않다. 올해 전역하자마자 퓨처스리그 10경기에서 타율 0.341(41타수 14안타), 1홈런, 7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외야수 양찬열(25)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전역 후 달라진 모습을 증명하고 싶어도 1군 무대를 밟는 과정부터 쉽지 않다. 

현재 가장 큰 산은 안권수(29)다. 안권수는 먼저 주전 우익수로 자리를 잡았던 김인태(28)가 지난달 초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틈에 전세를 뒤집었다. 주로 테이블세터로 나서면서 올 시즌 45경기에서 타율 0.344(125타수 43안타), OPS 0.819, 15타점, 27득점을 기록했다. 풀타임 경험이 없어 잠시 주춤할 때도 있었지만, 최근 10경기 타율을 0.429까지 끌어올리며 경쟁력을 되찾고 있다.   

김인태는 햄스트링 부상 이후 관리를 받으면서 뛰는 상황이지만, 타석에 설 때만큼은 시즌 초반에 보여줬던 존재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주전 우익수로는 여전히 안권수가 나서고 있어도 김인태는 최근 대타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10일 LG전에서는 1-10으로 뒤진 9회초 대타로 나서 우월 3점 홈런을 날리며 7-10까지 추격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안권수도 2타점 적시 3루타를 날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나눠 가졌다. 비록 경기는 내줬어도 상대 마무리투수 고우석까지 끌어낸 건 의미가 있었다. 

수비는 안권수와 김인태도 박건우의 잔상을 완전히 지우지 못했지만, 타석에서 활약이 워낙 좋기에 둘을 굳이 밀어낼 이유가 없다. 대수비 또는 대주자 요원으로는 외야수 조수행(29)이 버티고 있다. 상대적으로 1군 경험이 부족한 김대한과 양찬열을 급히 불러올릴 상황은 아니다. 

현재는 김대한과 양찬열에게 희망 요소가 적어도 기회는 있는 법이다. 김대한과 양찬열은 그 기회가 찾아왔을 때 허무하게 놓치지 않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적어도 기회가 왔을 때 준비가 돼 있지 않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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