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 허윤수 기자] 전력이 뒤처진 팀이 강팀을 잡기 위해선 적은 기회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 그만큼 동등한 기회에서 싸울 수 있는 세트피스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벤투호가 이번 4연전에서 본 희망이기도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집트와의 친선 경기에서 4-1로 크게 이겼다. 브라질(1-5 패), 칠레(2-0 승), 파라과이(2-2 무), 이집트(4-1 승)로 이어진 6월 A매치 4연전을 2승1무1패로 마감했다.

한국은 많은 고민거리를 확인했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 어려움을 겪는 빌드업과 중원, 측면 수비 등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긍정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바로 세트피스, 4연전에서 한국은 9골 중 3골을 세트피스로 성공했다.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칠레, 파라과이전에서 연속 프리킥 득점을 해낸 데 이어 이집트전에서도 코너킥으로 시작하는 득점을 만들었다. 1-0으로 앞선 전반 22분. 손흥민의 코너킥을 황의조(지롱댕 보르도)가 머리로 돌려놨고, 김영권(울산 현대)이 역시 머리로 마무리했다.

▲ 김영권 손흥민 황의조 ⓒ곽혜미 기자
▲ 김영권 손흥민 황의조 ⓒ곽혜미 기자

세트피스 득점은 월드컵 성공 공식으로 통한다. 월드컵 첫 승과 4강 신화를 이뤄냈던 2002 한일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조별리그 미국전 안정환의 헤더 동점골과 3-4위 터키전 이을용의 왼발 프리킥 골이 모두 세트피스였다. 포르투갈전 박지성의 득점도 코너킥이 출발점이었다.

원정 월드컵 첫 승리를 안긴 2006 독일월드컵에선 토고를 상대로 이천수가 프리킥 골을 터뜨렸다.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낸 2010 남아공월드컵 그리스전에선 기성용(FC서울)의 프리킥을 이정수가 마무리했다. 두 선수는 나이지리아전에서도 프리킥으로 골을 합작했고 이정수에게는 '헤발슛'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박주영의 직접 프리킥 득점까지 나왔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도 프리킥을 통해 이청용의 골이 터졌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이후 2014 브라질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총 6경기를 치렀지만 세트피스 득점은 1골에 그쳤다. 유일한 승리를 거뒀던 독일전 김영권(울산 현대)의 득점이었다.

▲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곽혜미 기자

과거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세트피스 득점은 한국에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반대로 세트피스를 살리지 못하면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공식으로도 이어진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전력상 약체에 속한다. 그만큼 상대보다 공격 기회가 적다. 그렇다고 기회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적은 기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살릴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다행히 현재 벤투호의 환경적인 요소는 좋다.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에서도 전담 키커로 활약 중이고 이번 4연전을 통해 물오른 킥 감각까지 선보였다.

이집트전이 끝난 뒤 벤투 감독도 “코너킥을 통해 득점을 만들었다”라며 만족감을 보였다.

90분 내내 굴러다니는 공이 멈춰있는 시간, 우리도 상대도 동등하게 싸울 수 있는 시간, 이 시간과 기회를 잡아야 벤투호의 전진이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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