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전 벤투호 세 번째 득점을 기록한 조규성. 기뻐하는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이집트전 벤투호 세 번째 득점을 기록한 조규성. 기뻐하는 손흥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군대에서 페이스가 좋다. 가능하다면 월드컵 출전을 위해 군대에 남을 생각이 있습니까."

오는 9월 7일 전역을 앞둔 병장 조규성(24). 전역까지 84일 남았다. 하루하루 전역일을 계산하는 시기다. 그런데 의외로 이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했다.

어렵게 입을 연 조규성의 답변 또한 예상 밖이었다. "'있다, 없다'로 대답해야 한다면 '있다'로 하겠습니다"고 답했다.

1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2 K리그1 재개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질문과 답변이었다.

조규성은 "여기(김천상무)에 와서 많이 늘었다"며 "선수들과 계속해 왔다. 오랫동안 계속 (함께) 뛰면서 손발이 잘 맞다. (월드컵 대표 선발까지)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안양 시절 K리그2 베스트 11에 선정되는 등 촉망받는 유망주였던 조규성은 2020시즌을 앞두고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로테이션 선수로 전북이 리그와 FA컵 '더블'을 달성하는 데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조규성은 2021 시즌을 앞두고 상무 입대를 선택했다. 스쿼드가 두터운 전북을 벗어나 성장을 위해 꾸준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기 위한 선택이었다.

▲ 조규성은 김천 상무 입대 후 웨이트트레이닝 집중으로 벌크업에 성공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조규성은 김천 상무 입대 후 웨이트트레이닝 집중으로 벌크업에 성공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빠른 입대는 조규성에겐 '신의 한 수'가 됐다. 조규성은 상무 김태환 감독 아래 꾸준한 출전으로 기량을 끌어올렸다. 벌크업한 몸 역시 전북 시절과 눈에 띄게 달라졌다. K리그2에서 27경기 8골 3도움으로 팀을 승격시켰고, 2021년 9월엔 생애 첫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2022년엔 더욱 주가가 올라가고 있다. 다시 돌아온 K리그1는 물론이고 국가대표에서도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16일 현재 10득점으로 이 부문 2위, 국내 선수 중에선 최다 골이다. 국가대표에선 꾸준한 출전으로 황의조(지로댕보르도)와 경쟁 체제를 만들었다. 지난 1월 레바논과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득점했고, 지난 14일 이집트와 경기에서도 교체로 출전해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해 3월 8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조규성은 오는 9월 7일 전역한다. 전역하면 성장의 장이었던 김천을 떠나 원 소속팀 전북으로 돌아가야 한다.

비록 조규성이 국가대표에서 맹활약하고 있지만, 전북에서도 주전 자리가 확고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전북은 최전방 공격수에 구스타보와 일류첸코라는 외국인 공격수 두 명을 두고 있다. 또 조규성에겐 전북 팀과 전술에 적응해야 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게다가 9월은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시기다.

변수는 이적. 축구계에 따르면 조규성은 지난 시즌부터 일본 J리그 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조규성의 전역에 맞춰 영입을 추진하겠다는 분위기다. 또 국가대표에서 활약으로 터키 페네르바체가 관심 있는 보도가 최근 현지에서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전북으로선 이적을 허용하더라도 시기는 몸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월드컵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병역법상 조규성이 실제 전역을 미룰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전역 연기 사유는 국가 비상사태 혹은 이에 준하는 경우. 아니면 자진 훈련 참가 등이다. 축구팬들이 우스갯소리로 "6개월 복무를 연장하는 전문하사로 입대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말하지만, 현실성이 없다. 또 전역을 연기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오는 9월 복귀가 예정된 전북과 계약 관계를 풀어야 한다.

따라서 '전역을 연기할 수 있다'는 발언은 그만큼 조규성에게 월드컵이 간절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생애 첫 득점왕을 앞두고 있는 조규성은 이날 같은 자리에서 '득점왕과 월드컵 출전 중 하나만 고르라면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묻는 말에도 "월드컵 출전"을 골랐다.

조규성은 4연전을 마친 뒤 느낀 점을 묻는 말에 "아시아 팀 이외엔 터키에서 (전지훈련)를 제외하고 남미 팀과 처음 해봤는데 많이 부족했다. 벤투 감독님이 주문하는 앞앞에서 싸우고 공을 지키려는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몸을) 체력단련실에서 더 살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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