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츠버그의 대표적인 트레이드 실패작으로 불리는 크리스 아처
▲ 피츠버그의 대표적인 트레이드 실패작으로 불리는 크리스 아처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8년 8월 1일(한국시간), 논-웨이버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는 피츠버그와 탬파베이의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피츠버그는 올스타 우완 크리스 아처를 받는 대신, 세 명의 선수를 보내기로 했다.

당시 피츠버그는 성적이 필요한 팀이었고, 아처는 두 자릿수 승수만 세 번 거둔 비교적 검증된 투수였다. 게다가 아처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 획득까지 1년 반이 남아있었다. 아처를 FA 시장에서 잡을 여력이 없었던 탬파베이는 유망주를 받는 선에서 에이스를 떠나보냈다.

탬파베이가 지명한 선수는 좌타자 오스틴 메도우스, 우완 타일러 글래스노였다. 여기에 추후 지명하기로 한 권리를 쉐인 바즈에 행사했다. 메인 카드는 메도우스였다. 다만 메이저리그 데뷔 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글래스노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한계가 보이는 유망주라는 평가가 있었다. 가장 어린 바즈는 갓 지명된 투수였다.

피츠버그가 유망주 패키지를 퍼줬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가장 관심을 모은 건 역시 ‘현금’이라고 할 수 있는 아처였다. 하지만 이 트레이드는 2년도 지나지 않아 탬파베이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제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불균형 트레이드로 기억될지 모른다.

아처는 피츠버그에서의 한 시즌 반 동안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33경기에서 그가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4.92에 불과했다. 이는 탬파베이 시절(3.71)보다 훨씬 낮은 것이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한 시즌 반을 합쳐 1.2에 불과했다.

반대로 탬파베이가 찍은 유망주들은 차례로 대박을 쳤다. 메도우스는 2019년 33개의 홈런을 때리며 곧바로 올스타에 선정됐다. 여기에 차근차근 단계를 밟은 글래스노 또한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스터프를 증명했다. 부상이 문제였지만, 기량에는 이제 의심이 없는 선수다. 

마지막 카드였던 바즈도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통산 8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했다. 팀에서는 좌완 에이스 쉐인 맥클라나한과 짝을 이룰 젊은 원투펀치로 바즈를 지목하고 있다. 예열을 마친 만큼 본격적인 발진을 기대할 수 있다.

메도우스는 탬파베이에서 4년 동안 6.2의 WAR을 기록하고 올해 디트로이트로 떠났다. 글래스노가 현재까지 기록 중인 WAR은 6.1, 이제 바즈(1.1) 또한 합류하며 이 WAR은 더 쌓일 전망이다. 세 선수가 지금 당장 탬파베이에 제공한 WAR 합계만 13.4에 이른다. 완벽한 탬파베이의 승리였다.

더군다나 시장 가치가 떨어진 아처는 2021년 탬파베이와 다시 계약하기도 했다. 활약상은 썩 좋지 않았지만 650만 달러의 단년 계약임을 고려하면 탬파베이는 큰 손해를 보지 않았다. 이제 탬파베이는 부상에서 돌아올 글래스노, 그리고 선발로서 길을 걷는 바즈가 가져다 줄 가치를 즐기는 일만 남았다. 피츠버그로서는 뼈아픈 트레이드 역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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