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이의리 ⓒ연합뉴스
▲ KIA 이의리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LG와 KIA의 전반기 최종전 매치업은 양팀 모두 회심의 카드를 한 장씩 준비한 상태였다. LG는 야수 쪽에서, KIA는 투수 쪽에서 평소보다 다른 카드를 하나씩 내놨다.

LG는 14일 선발 9번 2루수로 이상호를 투입했다. 이상호는 올 시즌 44경기 출전에서 보듯이 확고한 주전 선수로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류지현 LG 감독은 상대 선발인 좌완 토마스 파노니와의 상성을 고려했다. 파노니는 상대적으로 좌타자에 강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고 변화구 대처 능력이 있는 이상호의 능력이 효율적이라 생각했다. 여기서 수비도 보강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에 비해 KIA는 선발 라인업에 손을 대지 않은 대신, 불펜에 비장의 카드를 대기시키고 있었다. 바로 이의리였다. 당초 KIA는 13일 토마스 파노니, 14일 이의리가 선발로 대기하고 있었는데 13일 경기가 비로 취소됨에 따라 이의리를 불펜에서 쓸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14일 경기를 앞두고 이의리를 1+1로도, 혹은 경기 상황을 보고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쨌든 대기한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 카드들이 경기의 승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이상호는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 대활약했고, 이의리는 무너지는 KIA 마운드를 지탱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LG는 결국 6-2로 이겼다.

이상호는 파노니 공략에서는 생각보다 재미를 보지 못했다. 두 번의 타석 모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그런데 기막힌 수비를 하나 하며 팀에 2득점 못지 않은 결과를 안겨다줬다.

KIA는 0-0으로 맞선 3회 1사 후 이창진의 우전안타, 2사 후 나성범의 2루타, 그리고 황대인의 볼넷으로 베이스를 꽉 채웠다. 여기서 최형우가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고, 이는 중견수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듯 보였다. 2사 후라 주자들은 자동 스타트였고, 2득점도 가능해 보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이상호가 순식간에 나타내 다이빙 캐치로 공을 건져냈고, 침착하게 공을 2루로 던져 이닝을 종료시켜버렸다. 눈앞까지 왔던 KIA의 선취점 찬스가 날아가고 LG가 반격의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플레이였다. 실제 LG는 3회 김현수의 3점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고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반면 이의리는 평소와 다른 루틴이 어색했는지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이의리는 0-3로 뒤진 5회 파노니가 1사 2루에 몰리자 두 번째 투수로 출격했다. 다음 타자였던 김현수는 이날 파노니를 상대로 이미 3회 3점 홈런을 포함해 안타 두 개를 쳤다. 그대로 붙이기는 어려웠다. 이의리를 이 시점에 투입한 이유 중 하나였다.

이의리는 김현수를 강력한 패스트볼로 삼진 처리하며 불을 끄는 듯했다. 하지만 채은성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았고, 이어 오지환에게도 적시타를 맞고 흔들렸다. 경기 분위기가 LG 쪽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이의리는 6회에도 중계 플레이 도중 최종 수비가 된 자신이 공을 뒤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해 비자책 1실점을 하는 등 이날 1⅔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자기 몫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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