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이 팀 K리그전에 출전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 손흥민이 팀 K리그전에 출전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김성연 기자] 이제는 불필요한 논쟁이 된 '손흥민이 월드클래스인가'라는 물음은 적어도 토트넘 홋스퍼 선수단에선 필수 질문이 아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비롯해 토트넘 선수단과 관계자들은 해당 질문을 받을 때면 망설이지 않고 "그렇다"고 말한다.

맷 도허티에게도 해당 질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월드클래스"라는 답이 돌아왔다.

한국 투어 중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진행한 스포티비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손흥민을 어떤 동료라고 생각하는가'라는 묻는 말에 "월드클래스 선수"라고 답했다.

도허티가 손흥민을 월드클래스로 평가하는 이유는 경기력뿐만 아니라 인성적인 측면도 있다.

도허티는 "손흥민은 내가 축구를 하면서 만나본 사람들 중 가장 좋은 사람 중 한 명"이라며 "세계적으로 이렇게나 유명한 선수인데도 전혀 꾸밈이 없는 진정한 월드클래스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손흥민이 스스로를 낮추는 인성은 도허티뿐만 아니라 토트넘 선수단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콘테 토트넘 감독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손흥민을 매일 보는데 정말 겸손하다. 항상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다. 내가 손흥민의 감독이라는 게 큰 기쁨이고, 큰 영광"이라고 칭찬했고, 팀 동료 라이언 세세뇽은 "손흥민이 저평가된 이유는 스스로를 낮추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으로 위상을 높인 손흥민은 지난달 브라질과 친선 경기를 앞두고 네이마르와 맞대결을 묻는 말에 "네이마르는 세계 최고의 선수다. 난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스스로를 낮추기도 했다.

도허티는 "이 정도 선수가 이렇게나 겸손하고 친절한 것을 보고 조금은 놀랐다. 자신의 인생만 해도 정말 바쁘게 돌아가는 사람일 텐데 말이다"라며 "만나볼 수 있는 사람들 중 최고의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5월 모나코에서 열린 F1 그랑프리 행사에 참가한 맷 도허티(오른쪽)와 에릭 다이어.
5월 모나코에서 열린 F1 그랑프리 행사에 참가한 맷 도허티(오른쪽)와 에릭 다이어.

2020-21 시즌을 앞두고 울버햄턴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도허티는 에릭 다이어, 해리 케인과 단짝이다. 케인은 팀 내에서 가장 친한 선수로 둘을 꼽으며 골프를 함께 치는 사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다이어와 유독 친한데, 영국에서 다이어와 함께 맛집 탐방을 즐겨 왔다. 둘은 한국에서도 붙어 다녔고, 이날 인터뷰는 인사동에서 맛집을 탐방하고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를 관람한 뒤 진행됐다. 토트넘 측 설명에 따르면 둘은 평소에 미술 작품에 관심이 있다고 한다.

도허티는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정말 좋았다. 다이어와 난 어제 아침 서울에 있는 몇몇 갤러리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도 먹어봤고 모든 것들을 잘 즐겼다. 날씨도 괜찮았다. 팬들 역시 정말 좋았고, 훈련장과 경기장 등 모든 것이 좋았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에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이제 곧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겠지만,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정말 즐거웠다"고 덧붙였다.

도허티는 지난 13일 팀 K리그와 경기에 이어 16일 세비야와 경기에서 왼쪽 윙백으로 출전했다. 원래 포지션이었던 오른쪽 윙백뿐만 아니라 왼쪽으로도 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도허티는 팀K리그와 경기에 대해 "정말 좋은 경기였다. 팀 K리그는 전반전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공을 잘 소유해서 우리가 공을 소유하는 데 애를 좀 먹었다. 좋은 득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전에 체력이 조금 빠졌던 것 같다. 당연히 '우리 케인과 손흥민' 조합이 경기를 결정지은 감도 있다. 제대로 된 경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프리 시즌 경기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하지만 팀 K리그가 보여준 경기력에 놀랐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손흥민에게 이미 그들의 실력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손흥민의 말대로였다"라고 치켜세웠다.

▲ 지난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비야와 경기에 출전한 맷 도허티.
▲ 지난 1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비야와 경기에 출전한 맷 도허티.

토트넘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함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경쟁한다. 리그컵, FA컵을 더하면 4개 대회에 출전한다. 도허티는 좌우 윙백을 소화할 수 있어 주전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로테이션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도허티의 마음 가짐은 복잡하지 않았다. 

"목표라면 최대한 매 경기 경쟁력을 잘 유지하는 것이다. 그저 자리에 앉아서 우리의 계획을 말하고 있지는 않겠다. 지난 시즌 이미 경험했듯이 프리미어리그가 얼마나 어려운 무대인지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던 상대를 만나서 승점을 많이 잃었던 경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이들이 모이는 챔피언스리그라는 무대도 정말 어려울 것이다. 우린 이번 시즌 그 무대에 참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팀이 보유하고 있는 스쿼드 내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린 계속해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지켜봐야 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