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대한(왼쪽)과 송승환.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김대한(왼쪽)과 송승환.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대전, 최민우 기자] “이제 2군 말고 1군에서 같이 뛰고 싶어요.”

두산 베어스 송승환(22)은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에서 역전 결승타를 날렸다. 2-3으로 뒤진 9회 1사 만루 상황. 대타 투입된 송승환은 상대 마무리 장시환의 공을 받아쳐 2타점 중전 안타를 날렸다. 1189일 만에 주어진 단 한 번의 기회를 완벽하게 살려냈다.

경기를 마친 뒤 송승환은 “긴장은 전혀 안됐다. 중요한 상황에서 감독님이 믿고 내보내주셔서 너무 설렜다. 한 타석만 바라보고 계속 버텨왔다. 힘들었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어서 행복하다”며 씽긋 웃었다. 그러면서 “동료들도 너무 좋아해줬다. 이 맛에 야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두산 베어스 송승환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송승환 ⓒ 두산 베어스

송승환은 서울고를 졸업한 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때 2차 2라운드로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두산은 송승환의 장타툴에 매력을 느꼈다. 포수로 선발했지만, 두산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허경민의 뒤를 이을 3루수로 육성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프로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데뷔 시즌에는 2경기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퓨처스리그에서도 62경기 169타수 36안타 1홈런 타율 0.213를 기록.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이듬해 현역병으로 입대를 선택했다.

이때 송승환의 입단동기 김대한도 함께 군 입대를 결정했다. 휘문고 출신인 김대한은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했는데, 자리를 잡지 못했다. 둘은 재정비 시간을 갖기 위해 직접 구단에 입대를 요청했고, 두산 역시 흔쾌히 받아들였다.

▲ 두산 베어스 김대한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김대한 ⓒ 두산 베어스

송승환과 김대한은 전역 후 2군 구장이 있는 이천에서 다시 배트를 휘둘렀다. 입단 때부터 절친한 사이었던 둘은 희노애락을 나누며 1군 엔트리 진입을 노렸다. 먼저 김태형 감독의 부름을 받은 건 김대한이다.

김대한은 지난 12일 창원 NC전에서 2회초 좌월 스리런을 날렸다. 데뷔 첫 홈런이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이천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송승환은 “부럽기도 했지만 축하해주고 싶었다. 내 일처럼 기뻤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처지가 달라졌다. 김대한이 2군행 통보를 받은 하루 뒤, 송승환이 콜업됐다. 이번에는 김대한이 송승환에게 “다시 내려오지 말라”며 친구를 응원했다. 송승환은 “김대한은 나랑 군대도 같은 날 다녀왔고, 힘든 시기를 같이 한 친구다”며 “이제 2군 말고 1군에서 같이 뛰고 싶다”며 친구와 함께 밝은 미래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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