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외국인 투수 숀 모리만도 ⓒ연합뉴스
▲ SSG 외국인 투수 숀 모리만도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태우 기자] SSG의 대체 외국인 투수 숀 모리만도(30)는 사실 경력이 그렇게 화려한 선수는 아니다. 2011년 클리블랜드의 19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높은 순번은 아니었다. 마이너리그 생활도 길었다. 돌려 말하면 메이저리그 경력이 짧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6년 클리블랜드에서 감격의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뤄내긴 했지만 2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2021년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다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 4경기를 던지기까지, 모리만도는 계속 마이너리그를 전전해야 했다. 낮은 순번 지명이라 애당초 기대치가 크지 않은데다 마이너리그 성적이 빼어나지 않았던 모리만도는 야구 인생 내내 불확실성과 싸워야 했다.

그런 모리만도는 2022년 시즌을 앞두고 경력의 승부를 건다. 낯선 동양에 가기로 결정한다. 대만프로야구 중신 브라더스의 제안을 수락했다. 대만에서는 성공적인 기록을 남겼다. 시즌 15경기(선발 14경기)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했다. 이반 노바의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고 있었던 SSG의 레이더에 걸렸다. 연봉 18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 등 총액 23만 달러에 한국 땅을 밟았다. SSG 관계자는 “생각보다 대만 구단에서 쉽게 풀어줬다”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대만에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기는 했지만, 사실 생활 자체가 순탄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난생 처음 경험하는 동양에서 음식이 잘 맞지 않았다. 구단에서는 나름 성대하게 음식을 차렸지만, 입이 맞지 않으니 그림의 떡이었다. 배가 고팠던 모리만도는 편의점에 가 그나마 먹을 만했던 인스턴트 계란 볶음밥을 뒤져야 했다. 좋은 성적 이면에는 살아남기 위한 악전고투가 있었던 셈이다. 

그런 모리만도는 한국 음식은 그나마 괜찮다고 미소를 짓는다. 같은 동양 음식이지만 상대적으로 자극이 덜한 편이기 때문이다. 숙소를 보고도 입이 벌어졌다. SSG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인천 송도 소재의 아파트를 제공한다. 마이너리그의 열악한 숙소 생활에 익숙했던 모리만도는 구단 관계자들에게 “이 방 3~4개를 내가 다 쓰는 건가요?”라고 되물었을 정도였다.

KBO리그 외국인들은 야구만 잘하면 최상의 대우를 받는다. 모리만도도 이를 어렴풋이 확인했을 것이다. 그럴수록 한국에서의 성공 의지가 강해진다. 첫 두 경기에서는 나름대로 합격점을 남겼다. 2경기에서 1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7월 27일 인천 LG전에서 6이닝 무실점, 8월 2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5이닝 3실점으로 비교적 선전했다. 리그 2‧3위 팀임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2일 경기에서는 제구가 다소 흔들리며 4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분명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아 날리는 공이 몇몇 있었다. 그러나 이날 스트라이크존이 다소간 빡빡했음을 고려해야 한다. 평소 같았으면 이닝을 끝낼 수 있었던 상황에서 투구 수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오히려 5회 실점 위기를 잘 정리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간 건 인상적이었다.

포심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140㎞대 중‧후반으로 정상적이었고, 슬라이더성 움직임을 가진 커터는 우타자 몸쪽을 파고들었다. 결정구인 커브의 움직임도 나쁘지 않았다. 좌우 스플릿에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 유형은 아니 가능성도 확인했다. 적어도 답답하게 승부를 하는 선수는 아님을 증명했다. 한국에서의 꿈을 이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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