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의 활약은 결과적으로 샌디에이고의 트레이드 카드 폭을 넓혔다
▲ 김하성의 활약은 결과적으로 샌디에이고의 트레이드 카드 폭을 넓혔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년 내 반드시 대권을 차지하겠다는 팀의 의지가 그대로 드러난 트레이드 마감일이었다. 샌디에이고가 두 건의 굵직한 트레이드로 팀의 약점을 보완했다. 특히 트레이드 시장 최대어인 후안 소토(24)의 영입은, 따지고 보면 김하성(27)의 존재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샌디에이고는 3일(한국시간) 워싱턴과 2대5 블록버스트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워싱턴의 15년 총액 4억4000만 달러 제안을 거부한 ‘최대어’ 소토, 그리고 1루수 조시 벨을 영입하는 대신 5명의 유망주 패키지를 쏟아 부었다. 당장의 전력 보강을 원하는 샌디에이고, 그리고 어차피 못 잡을 소토를 팔고 미래를 대비하는 워싱턴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떨어진 트레이드로 평가된다.

샌디에이고가 소토에 목을 맨 이유는 간단하다. 샌디에이고는 외야 공격력이 리그 최하위급이고, 전체적인 타선의 보강도 필요했다. 2018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조정 OPS(OPS+)가 160에 이르는 소토는 확실한 처방이었다. 2024년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는 소토를 팀 재정 한도 내에서 장기 계약으로 묶어둘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거물을 영입한 만큼 손해도 컸다. 2일 올스타 마무리 조시 헤이더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이미 두 명의 유망주(에스터리 루이스‧로버트 개서)를 내준 샌디에이고는 소토 영입을 위해 더 높은 급의 상위 유망주를 포기했다. C.J 에이브럼스, 매킨지 고어, 로버트 하셀 3세, 제임스 우드, 그리고 할린 수사나까지 5명을 한꺼번에 워싱턴으로 보냈다.

고어는 이미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촉망받는 좌완 선발 자원이다. 당장 로테이션에 들어가도 된다. 하셀 3세는 2022년 기준 샌디에이고의 유망주 랭킹 1위 외야수고, 우드는 3위 외야수, 그리고 수사나도 14위 투수다. 여기에 팀의 최고 야수 유망주 중 하나로 평가받았던 에이브럼스까지 내줬다. 에이브럼스는 지난해 팀 유망주 랭킹 1위였다.

에이브럼스는 유격수 자원으로 올 시즌 개막까지만 해도 김하성과 경쟁 구도를 이뤘다. 김하성은 우타자, 에이브럼스는 좌타자로 플래툰 시스템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가 애지중지 키운 유망주인 만큼 김하성의 장기적인 입지가 위태롭다는 지적도 일리는 있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라는 확실한 주전 유격수가 있는 상황에서 자칫 '샌드위치' 신세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괜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가능성에 확신을 가졌고, 이는 팀 전력은 물론 트레이드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공격에서 부진했던 김하성은 올해 2일까지 OPS+ 102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73에서 크게 올랐다. 리그 평균 정도의 OPS는 내고 있다는 뜻이다. 수비는 리그 정상급으로 인정받고 있고, 주루에서도 팀에 공헌한다. 여기에 유격수는 물론, 3루수와 2루수까지 다양한 내야 포지션을 소화한다. 김하성이 이렇게 활약하자 샌디에이고도 에이브럼스를 활용해 카드를 맞춰볼 수 있었다. 

워싱턴은 지난해 7월 트레이 터너(LA 다저스)의 이적 이후 유격수 포지션에서 확실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잠재력이 뛰어난 에이브럼스는 워싱턴이 탐을 낼 만한 카드였다. 돌려 말하면, 에이브럼스를 내놓지 않았다면 소토 영입도 힘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김하성의 활약은 이처럼 팀의 장기 전력 구상에도 도움을 줬다. 에이브럼스가 이적한 만큼 당분간 김하성의 입지를 위협할 선수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에릭 호스머와 루크 보이트가 모두 이적한 이상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1루 전향도 가능하고, 그렇다면 김하성의 주전 2루수 고정도 꿈은 아니다. 다 김하성이 스스로 만들어 낸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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