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선수들은 프로다. 운동장에서 본인과 가족, 그리고 삼성을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서 열심히 하자고 했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대행은 2일 잠실야구장에서 1군 선수단과 처음 마주했다. 1일 허삼영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을 책임지기 위해 자진 사퇴를 결정하면서 급작스럽게 구단으로부터 감독대행으로 선임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경산에 머물던 박 대행은 저녁에 급히 짐을 싸서 서울로 올라왔다. 2일 새벽에야 서울 선수단 숙소에 도착한 박 대행은 마음도 무겁고 생각이 많아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선수단에 지금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는 단 하나였다. 삼성을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것. 삼성은 3일 현재 38승54패2무 승률 0.413로 9위에 머물러 있다. 5위 KIA 타이거즈(47승45패1무)와는 9경기차다. 정규시즌 50경기를 남은 상황에서 좁히기 쉽지 않은 거리다.
박 대행은 그래도 선수들 앞에서 "운동장에서 본인과 가족, 그리고 삼성을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서 열심히 하자. 주위에선 50경기 남았다고 하지만, 남은 50경기를 위해 열심히 활기차게 뛰어 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정비가 필요한 김헌곤을 대신해 주장을 맡은 오재일(36)은 박 대행이 강조한 메시지를 한번 더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오재일은 "감독님께서 우리가 너무 위축돼 있으니 활기차게 하자고 하셨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1군에 있는 28명이 모두 자기 자리에서 하루하루 얻어가는 게 있었으면 한다. 내가 한 발 더 뛰고, 파이팅하면 따라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오재일은 선수들을 대표해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남겼다. 그는 "올해 많이 져서 팬들께 죄송하다. 하루빨리 다시 삼성다운 야구, 활기찬 야구로 돌아올 수 있게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행은 선수들에게 남은 50경기만큼은 "최선을 다해 뛰자"고 강조했다. 그는 "타자는 못 칠 수 있고, 투수는 못 던질 수 있지만, 뛰는 건 슬럼프가 없다. 어떤 운동선수나 마찬가지다. 뛰는 걸 최선을 다해주면 팀 분위기는 올라갈 것이고, 헤쳐 나갈 방안이 될 것"이라며 힘들어도 한 발씩 더 뛰는 야구를 해주길 기대했다.
허 전 감독의 당부도 잊지 않겠다고 했다. 박 대행은 "어제(1일) 경산에 있어서 전화를 드렸는데, 퓨처스팀에 있으면서 보필을 잘 못한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감독님께서는 아니라고 잘해줬는데 상황이 그렇게 됐다고, 올라와서 선수들 잘 관리해 달라고 부탁하셨다"며 선수단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해 다시 삼성 팬들이 원하는 야구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2일 삼성과 두산의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박 대행의 데뷔전은 3일 잠실 두산전으로 하루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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