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김해고 시절의 김유성. ⓒ곽혜미 기자
▲ 2020년 김해고 시절의 김유성. ⓒ곽혜미 기자

-학교폭력 논란으로 2020년 NC 1차지명 철회
-대학교 진학한 뒤 얼리 드래프트로 재도전
-관심은 재지명 여부…상위라운드 가능성 있어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문제로 2년 전 프로 입단이 무산됐던 김유성(20)이 다시 KBO리그의 문을 두드린다.

복수의 야구계 관계자들은 2일 “다가오는 2023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놓고 고민하던 김유성이 최근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안다. 박찬진과 오동운, 김범진 등 고려대 2학년 동기들과 함께 1일 참가 신청서를 KBO로 제출했다”고 귀띔했다.

KBO는 6월 27일부터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대상자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 등록된 고교 및 대학교 졸업 예정 선수와 관련 KBO 규약을 따라 지명 참가가 허용된 선수 중 이를 희망하는 자 그리고 대학교 재학생 중 참가를 원하는 2학년 선수다.

김유성은 마지막 자격인 대학 2학년 재학 선수로 분류돼 신인 드래프트 참가가 가능했고, 최근까지 고심을 거듭하다가 재도전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해고 시절 시속 150㎞대의 빠른 공을 던지면서 시선을 끌었던 우완투수 김유성은 2020년 8월 24일 열린 2021년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에서 NC 다이노스의 선택을 받았다. 뛰어난 신체조건(신장 191㎝·체중 89㎏)에서 나오는 구위가 돋보이고, 그해 6월 황금사자기에서 배짱 넘치는 투구를 보여주며 김해고의 사상 첫 번째 전국대회 우승을 이끈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당시 NC는 “모처럼 연고지에서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가 나왔다. 향후 선발투수로 키울 수 있는 재목인 만큼 김유성에게 1차지명을 행사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 2020년 김해고 시절의 김유성(가운데). ⓒ곽혜미 기자
▲ 2020년 김해고 시절의 김유성(가운데). ⓒ곽혜미 기자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1차지명 직후 구단 익명 게시판으로 김유성이 내동중 시절 후배에게 학교폭력을 행했다는 폭로가 올라오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는 일파만파로 퍼졌고, 부랴부랴 사태를 파악한 NC는 김유성이 2017년 내동중 학교폭력위원회로부터 출석정지 5일의 조치를 받았고, 이듬해 2월 창원지방법원으로부터 20시간의 심리치료 수강과 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학교 시절의 일이었지만, 이 논란은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더욱 커졌고, 결국 NC는 신인 드래프트 사흘 뒤 1차지명을 철회했다. KBO리그 역사상 전례가 없는 1차지명 철회였다.

이후 KBO는 이러한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원하는 선수는 소속 학교 재학 중 받았던 징계와 부상 이력이 적힌 참가 신청서와 학교폭력 관련 서약서, 생활기록부를 제출하도록 하는 규약을 신설했다. 이른바 ‘김유성법’ 도입이었다.

이렇게 큰 잡음 속에서 프로 입단이 좌절된 김유성은 이후 해외 진출까지 타진했지만, 방향을 돌려 대학교 진학을 택했다. 이어 고려대로 입학한 뒤, 2020년 10월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받은 1년 출전정지 징계로 1학년을 공식 등판 없이 마쳤고, 올 시즌 다시 마운드로 돌아와 전국대회와 U리그를 소화하면서 재기의 꿈을 키웠다.

김유성은 원래대로라면 대학교를 졸업해야 신인 드래프트 신청이 가능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대학교 2학년도 참가할 수 있는 얼리 드래프트가 도입되면서 일찍 재도전의 기회를 얻었다.

이제 관심사는 김유성의 재지명 여부다. 김유성은 올 시즌 최고시속 155㎞의 직구를 앞세워 프로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다시 받았다. 현재 고교야구에선 덕수고 심준석과 서울고 김서현, 충암고 윤영철, 경남고 신영우가 수준급 투수로 꼽히는 가운데 김유성 역시 이들 못지않은 구위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물론 김유성 지명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부담감이 뒤따른다. 학교폭력 징계는 모두 끝났지만, 여론의 향배를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몇 구단은 이미 김유성의 1라운드 발탁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두 차례의 법적 처벌을 모두 치렀고, 1차지명 철회로 사실상의 추가 징계를 받은 점, 또 2년 전 논란 이후 오랜 기간 자숙했다는 점을 들어 지명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내부 결론이 나왔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지명 순번이 뒤쪽인 구단들은 김유성이 1라운드 앞선에서 호명될 가능성도 고려할 만큼 상위 지명이 점쳐지는 분위기다.

1차지명이 사라지고 전면 드래프트로 진행될 올해 신인 드래프트는 9월 1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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