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의 시프트 수비처럼 김승규가 한쪽으로 처져서 자리를 잡았다.
▲ 야구의 시프트 수비처럼 김승규가 한쪽으로 처져서 자리를 잡았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가운데가 아닌 왼쪽에 자리했다. 김승규의 심리전이었다.

한국은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에 1-4로 졌다.

너무 빠른 실점이 대패로 이어졌다. 전반 6분 만에 왼쪽 측면 수비가 무너지며 비니시우스 주니어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6분 뒤엔 브라질의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건 네이마르.

이때 골키퍼 김승규는 네이마르 기준으로 왼쪽에 치우쳐 자리했다. 통상적으로 페널티킥 때 골키퍼는 정중앙에 서 있은 채 좌우를 흔들며 키커의 슛을 저지한다. 김승규의 포메이션은 마치 야구의 시프트 수비를 보는 듯했다.

이유가 있었다. 정상적으로 막기는 힘들다 보고 심리전을 건 것.

네이마르는 최근 5번의 페널티킥에서 4번을 왼쪽으로 찼다. 김승규는 네이마르를 정신적으로 압박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노련했다. 흔들리지 않았다.

변칙적인 슛 타이밍으로 김승규의 움직임을 무너트렸다. 김승규가 있던 정반대인 오른쪽으로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해외서도 이 장면은 많은 화제를 샀다. 영국 매체 '더 선'은 "네이마르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려는 김승규의 시도에 많은 이들이 당황했다. 동시에 재미와 곤혹스러움을 같이 느꼈다"며 "팬들은 김승규의 심리전을 두고 갖가지 의견을 SNS에 올리고 있다. 네이마르가 오른쪽으로 찬 슛은 힘과 정확성이 부족했지만 김승규를 속이는 데는 충분했다"고 밝혔다.

페널티킥 실점과 별개로 이날 김승규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세이브 5개를 기록하며 여러 차례 선방쇼를 보였다. 김승규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실점이 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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