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나미노가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섰지만, 실축하며 고개를 숙였다.
▲ 미나미노가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섰지만, 실축하며 고개를 숙였다.

[스포티비뉴스=월드컵특별취재팀 박정현 기자] “(승부차기에 아무도 자신 없다면) 내가 찰게.”

일본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크로아티아와 맞대결에서 승부차기 접전(1-3) 끝에 패했다.

전반 42분 마에다 다이젠(25·셀틱)의 선제골로 앞서 가던 일본은 후반 10분 이반 페리시치(33·토트넘 훗스퍼)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1-1이 됐다. 팽팽했던 승부는 연장전까지 결정 나지 않았고, 양 팀은 운명의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일본 팬들 앞에서 선축하게 된 일본은 여러 이점을 안고 승부차기에 나섰지만,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첫 번째 키커인 미나미노 다쿠미(27·AS 모나코)와 두 번째 키커 미토마 가오루(25·브라이튼), 네 번째 키커인 주장 요시다 마야(34·살케04)가 실축하며 쓸쓸하게 돌아서야 했다.

일본 현지매체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대표팀의 승부차기 후일담을 전했다. 매체는 “모리야스 하지메(54) 감독은 승부차기에 돌입하기 전 키커를 직접 정하기보다는 선수 개인의 의사를 우선시했다. 승부차기가 입후보제로 결정했다”고 썼다.

그러나 승부차기의 부담감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들은 선뜻 나서지 않았다. 약 5~10초간의 정적이 흐른 뒤 한 선수가 손을 들었다. 바로 1번 키커 미나미노였다.

매체는 “미나미노는 ‘(승부차기에 아무도 자신 없다면) 내가 찰게’라고 말했다. 그는 페널티킥의 자신이 있어 1번, 5번 키커를 원했고,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고 했다.

▲ 미나미노의 승부차기가 리바코비치 골키퍼에게 막히는 장면.
▲ 미나미노의 승부차기가 리바코비치 골키퍼에게 막히는 장면.
▲ 승부차기를 실축한 미나미노(10번)가 경기 종료 후 동료의 위로를 받고 있다.
▲ 승부차기를 실축한 미나미노(10번)가 경기 종료 후 동료의 위로를 받고 있다.

자신감이 넘쳤던 미나미노였지만,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상대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27·디나모 자그레브)의 선방에 막혀 실축했다. 이후 흐름이 급격하게 변했다. 일본은 4명의 키커가 나섰지만, 3번 주자인 아사노 다쿠마(28·보훔)를 제외하고 단 한 명도 승부차기에 성공하지 못했고, 경기 종료 후 미나미노는 그대로 주저앉아 아쉬움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미나미노는 매체 인터뷰에서 “(동료의 위로에) 더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 자신 있었지만, 결국 팀에 폐를 끼쳤다. 1번 키커로 지정해주신 감독님께 죄송하다. 또 월드컵 기간 팀을 위해 헌신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4년 후 월드컵에서 (이날 패배를) 복수하고 싶다. 선수로서 더 발전해 다시 돌아오겠다”며 다음 월드컵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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