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양석환(오른쪽)이 최승용에게 연탄을 안기며 "내년에 구속 150㎞"를 외쳤다. ⓒ 상계동, 김민경 기자
▲ 두산 베어스 양석환(오른쪽)이 최승용에게 연탄을 안기며 "내년에 구속 150㎞"를 외쳤다. ⓒ 상계동,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상계동, 김민경 기자] "한번에 연탄 6개 나르면 내년에 20홈런이다."

두산 베어스 양석환(31)이 김민혁(26)을 자극했다. 한 번 연탄을 나를 때 일반 성인은 2개, 선수들은 3~4개까지 들어 올리곤 한다. 양석환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김민혁의 품에 연탄 6개를 안겼고, 김민혁은 보란 듯이 안전하게 연탄을 나르며 다음 시즌 20홈런 의지를 불태웠다. 임무를 완수한 김민혁이 "6개는 무리"라며 재도전 불가를 선언하긴 했지만. 

두산 선수단은 7일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별빛마을에서 사랑의 연탄 나눔에 나섰다. 코로나19 여파로 오랜만에 팬들과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라 그런지 선수들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 밝았다. 선수단은 허경민, 정수빈, 양석환, 김인태, 곽빈, 정철원, 김대한, 송승환을 비롯해 24명이 참가했고, 팬들은 사전 신청을 받아 40명이 모였다. 11살 어린이 팬도 참가해 고사리손을 보태기도 했다. 연탄은 20가구에 4000장이 전달됐다. 

선수단과 팬들은 3개 조로 나뉘어서 연탄 나눔을 시작했다. 1팀은 허경민(32)과 정수빈(32) 1990년 듀오를 중심으로 뭉쳤고, 2팀은 양석환이 리더로 나섰다. 별빛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가구에 연탄을 배달해야 했던 3팀에는 정철원, 곽빈 등 어린 투수들과 권민석, 이유찬 등 어린 야수들 위주로 힘을 모았다.   

▲ 두산 베어스 허경민, 정수빈, 이승진 ⓒ 상계동, 김민경 기자
▲ 두산 베어스 허경민, 정수빈, 이승진 ⓒ 상계동, 김민경 기자

1조를 이끈 허경민은 "선수들이 몇 년 만에 참가하는 것 같은데, 기쁜 마음으로 잘하겠다. 당연히 받은 것을 돌려드린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탄을 나르면서 팬들과 한마디씩 대화를 하면서 하니 힘든 것도 줄고, 훨씬 즐거운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양석환은 선수들마다 다음 시즌 목표치를 언급하며 2조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김민혁의 20홈런을 시작으로 신인 좌완 이병헌(19)에게는 연탄 4개를 안기며 "내년에 30홀드"를 외쳤다. 좌완 선발로 성장한 최승용(21)에게는 "4개 나르면 내년에 구속 150㎞"를 외쳤다. 

양석환은 두산에서는 처음 연탄 나눔에 나섰는데도, LG 트윈스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하게 현장을 진두지휘했다. 덕분에 2조는 연탄 나눔을 가장 먼저 끝내고 고생하는 3조를 도우러 가기도 했다. 

▲ 연탄 나눔 3조였던 두산 베어스 곽빈, 이유찬, 전민재(왼쪽부터). ⓒ 상계동, 김민경 기자
▲ 연탄 나눔 3조였던 두산 베어스 곽빈, 이유찬, 전민재(왼쪽부터). ⓒ 상계동, 김민경 기자
▲ 손흥민 가면을 따라한 건 아니라는 두산 베어스 권민석 ⓒ 상계동, 김민경 기자
▲ 손흥민 가면을 따라한 건 아니라는 두산 베어스 권민석 ⓒ 상계동, 김민경 기자

3조는 어린 선수들이 가장 많이 모인 팀답게 모두 다 새까만 얼굴로 연탄 나눔을 하고 있었다. 연탄 나눔을 하면서 서로 얼굴을 까맣게 꾸며준 것. 그중 축구선수 손흥민(30, 토트넘)이 이번 월드컵에서 쓴 가면을 연상케 하는 얼굴로 나타난 선수가 있었다. 내야수 권민석(23)이 주인공이었다. 

권민석은 "처음 연탄을 날라봤는데, 재미있게 했다. 연탄 나눔은 처음이라 (이)유찬이 형이랑 제일 장난을 열심히 쳤다. 유찬이 형이 처음에 이상하게 얼굴을 칠해놔서 내가 조금 스타일링을 해봤다. 손흥민 선수의 가면을 생각하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 연탄 4000장을 모두 나른 선수단과 팬들은 한자리에 모여 떡볶이를 먹고, 어묵 국물을 마시며 언 몸을 녹였다. 선수들과 팬 모두 환한 미소가 마를 순간이 없었던 따뜻한 연탄 나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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