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희동(왼쪽)과 이명기 ⓒ 스포티비뉴스DB
▲ 권희동(왼쪽)과 이명기 ⓒ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외야수 FA 권희동(32)과 이명기(35)가 시장의 냉담한 반응만 확인하고 있다. 두 선수의 원소속팀인 NC 다이노스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뛸 구단을 찾아오라고 한 상태다.  

이번 FA 시장에 풀린 외야수는 권희동, 이명기를 비롯해 채은성(32, 한화 이글스)까지 사실상 3명이었다. 채은성은 올해 주로 1루수로 경기에 나서 내야수로 분류되긴 했지만, 지난해까지 줄곧 LG 트윈스에서 우익수로 뛰어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채은성 홀로 웃었다. 외야 보강이 절실했던 한화가 일찍이 움직였다. 채은성은 한화와 6년 90억원에 계약하며 FA 대박을 터트렸다. 

권희동과 이명기는 이른 시일 안에 미소를 짓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겨울은 한화 정도를 제외하면 외야수 수요 자체가 별로 없었다. 지난겨울 대어급 외야수들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보강이 필요했던 구단들은 이미 다 움직였다. 나성범(33)이 6년 150억원에 KIA 타이거즈로 향했고, 박건우(32)와 손아섭(34)이 각각 6년 100억원, 4년 64억원에 도장을 찍고 NC로 이적했다.

NC는 박건우와 손아섭에게 이미 164억원을 쓴 만큼 외야수 FA에 더 돈을 쓸 의지가 없는 상태다. 외야 뎁스가 얇은 것도 아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성욱(29)이 대기하고 있고, 지난달 퓨처스 FA 외야수 한석현을 연봉 3900만원에 영입했다. 독립리그에서 뛰던 외야수 박영빈(25)을 대주자 요원에 무게를 두고 데려오기도 했다. 다양한 경로로 할 수 있는 외야 보강은 이미 다 했다.

NC는 권희동과 이명기 측에 계약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 협상 테이블을 차린 적도 없다. 대신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필요하면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고도 이야기해뒀다. 두 선수가 뛸 구단을 알아서 찾아오면 된다. 

한화, NC 외에도 외야를 보강한 팀은 있었지만, 권희동과 이명기를 찾진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는 퓨처스 FA 이형종(33)과 4년 총액 20억원에 손을 잡았고,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뒤 두산 베어스에서 방출된 안권수(29)를 영입했다. 재일교포 3세인 안권수는 병역 문제로 다음 시즌 딱 1년밖에 기용할 수 없는데도 롯데는 외야 뎁스 강화를 위해 영입을 결정했다. 1군 경험이 어느 정도 있으면서 보상 부담이 훨씬 적은 선수들이 이득을 본 셈이다.  

현장에서는 권희동과 이명기의 행선지가 결정되려면 해를 넘겨야 할 것이란 시선에 무게가 실린다. 대형 FA들의 계약이 개장 초반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뒤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샐러리캡 제한이 있어 평소보다 구단들이 바삐 움직였기에 추가 영입의 필요성을 느끼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권희동은 경남대를 졸업하고 2013년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로 NC에 입단해 10년을 함께한 원클럽맨이다. 통산 857경기에서 타율 0.259(2491타수 645안타), 81홈런, 381타점을 기록했다. 베테랑 이명기는 2019년 트레이드로 NC에 합류해 외야진에 깊이를 더했다. NC에서 4시즌 통산 타율 0.292(1187타수 347안타), 출루율 0.367, 97타점, 173득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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