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이 치른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김문환.
▲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이 치른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김문환.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최전방 손흥민, 중원 사령관 황인범, 센터백 김민재 등 굳건한 주전이 있었던 각 포지션과 달리 측면 수비수는 상황이 달랐다.

그나마 왼쪽 측면 수비수는 김진수가 앞서갔으나, 오른쪽 측면 수비수는 월드컵 직전까지 확실한 주전을 예상할 수 없었다. 이번 엔트리 승선한 오른쪽 수비수는 윤종규와 김태환, 그리고 김문환까지 오른쪽 수비수만 3명. 벤투 감독의 고민이 묻어난 선택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까지 4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오른쪽 수비수는 김문환 단 한 명. 게다가 교체도 하지 않았다. 360분을 김문환 홀로 수행했다. 최대 격전지였던 오른쪽 수비수 주인이 정해진 것이었다.

지난 25일 우루과이와 경기에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김문환의 맞상대는 파쿤도 펠리스트리. 20살이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기대하는 유망주다. 디에고 알론소 감독이 루이스 수아레스, 다르윈 누녜스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과 함께 선발 공격수 중책을 맡긴 이유다.

하지만 펠리스트리의 폭발적인 공격력은 이날 찾을 수 없었다. 김문환의 수비력에 막혔다. 펠리스트리는 드리블을 네 차례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크로스 2개도 빗나갔다. 김문환은 펠리스트리를 막았을 뿐만 아니라 쉴 새 없는 오버래핑으로 한국 공격을 지원했다. 축구통계업체 풋몹은 김문환에게 평점 7.3점을 매겼는데 이는 선발 출전한 한국 선수 중 황인범과 함께 가장 높다.

펠리스트리에게 완승을 거둔 김문환의 포지션 맞상대는 가나 모하메드 쿠두스(아약스), 포르투갈 주앙 마리우(벤피카), 크리고 카를로스 비니시우스(레알 마드리드) 등이다. 이 가운데 비니시우스는 세계 최고 윙어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선수. 비록 한국과 경기에서 1골을 넣었으나, 비니시우스가 소속팀 또는 조별리그에서처럼 경기 내내 측면을 무너뜨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 한국과 브라질 16강전이 끝나고 유니폼을 교환하는 카를로스 비니시우스(왼쪽)와 김문환 ⓒ폭스 사커
▲ 한국과 브라질 16강전이 끝나고 유니폼을 교환하는 카를로스 비니시우스(왼쪽)와 김문환 ⓒ폭스 사커

폭스 사커가 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김문환과 비니시우스는 경기 후 유니폼을 교환했다. 경기 내내 맞대결을 펼쳤던 둘은 유니폼을 교환한 뒤, 오른손을 맞잡고 인사했다. 유니폼 교환은 상대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뜻으로 여겨진다. 폭스사커 역시 해당 영상에 'Respect(존중)'이라고 적었다.

김문환이 원래 측면 수비수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월드컵에서 보여준 수비력은 더욱 놀랍다. 측면에서 윙어와 풀백을 오갔던 김문환은 프로에서 오른쪽 윙어로 자리를 잡아갔으나, 2018년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변경 초기 지적받았던 수비력이 빠르게 성장했고, 빠른 발과 공격적인 성향이 더해져 완성형 풀백으로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부산 아이파크에서 활약하다가 지난해 미국 MLS 로스앤젤레스 FC에 진출했던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던 김문환은 다시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축구계에 따르면 공격력은 갖춘 측면 수비수가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김문환을 조규성(전북 현대) 등과 함께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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