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바디'→'오늘은 좀 매울지도' 비욘드제이 정아름 대표 "드라마엔 그 시대의 이슈를"[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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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다른 길을 가 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그런 드라마들을 만드냐'는 질문에 돌아온 비욘드제이 정아름(43) 대표의 답변, 첫마디였다. '원티드' '선암여고 탐정단'으로 먼저 제작의 세계에 발을 들인 정 대표가 2017년 문을 연 비욘드제이는 무엇 하나 무난하지 않은 톡톡 튀는 작품세계로 이미 정평이 났다. '오늘의 탐정', '초면에 사랑합니다', '알고있지만', '살인자의 쇼핑목록'… 스릴러와 러브스토리를 아우르는 가운데서도 남다른 '한 끗'으로 시선을 잡아끈 작품들이다.
최근 선보인 두 편의 작품도 핫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선보인 '썸바디'는 소셜 커넥팅 앱을 매개로 벌어지는 살인사건 이야기이자 스릴러의 탈을 쓴 기묘한 멜로로 화제를 모았고, 왓챠 오리지널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도 인기 1위를 달리며 사랑받고 있다. 암에 걸린 아내를 위해 요리하는 남편의 이야기다.
"'썸바디'와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가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 운좋게 동시 초청됐어요. GV도 있었고, 외국 분들도 많이 참여하셨죠. 두 작품을 다 본 홍콩 기자가 메일을 보냈더라고요. 너희 회사 정체가 뭐냐고.(웃음) 완전히 다른 두 장르가 소화되는 제작사라는 게 알려진 게 뿌듯했어요."
정지우 감독의 첫 드라마이자 김영광의 강렬한 변신이 담긴 '썸바디'는 다채로운 장르를 섭렵해 온 비욘드제이의 색채가 묻어난 작품이다. 1979년생인 정아름 대표는 일본 문화의 충격을 체험한 세대. 개성 강하고 독특한 재미를 찾아다녀온 성향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셈을 하기 보다는 '얼마나 다르고 새롭나'를 늘상 먼저 떠올린다.
"2019년이었나. 인연이 10년인 한지완 작가와 미국 여행을 갔어요. 데이팅앱이 한창 유행했을 때예요. 켜봤더니 주위에 있는 이용자가 뜨더라고요. '살인자가 나오면 너무 무섭겠다!' '너무 멋있는데 살인자야!' 이러면서 시작된 이야기가 점점 커진 거예요. 정지우 감독님이 흔쾌히 참여하셨고, 관계성과 인물의 깊이가 더 강조된 작품이 됐죠."
반면 왓챠에서 바람을 일으킨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첫 장과 마지막 장이 똑같다" 할 만큼 반복되는 매일을 담은, 세상 '잔잔하고 슴슴한' 작품이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사랑 이야기를 언젠가 해 보리라 생각하던 정 대표는 원작을 보고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다.
김서형이 맡은, 암에 걸린 40대 중반의 워킹우먼 여주인공은 정 대표를 투영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평소 작은 역할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이 자리까지 온 김서형 배우를 보며 '언젠가는 저 멋진 여성과 드라마를 해봐야지' 하다 이번에 기회가 됐다. "다만 여기선 곧 죽게 생긴 여자인데, 당시 '마인'을 끝낸 김서형 배우는 절대 안 죽을 것 같은 여자잖아요.(웃음) 하지만 너무 멋지게 해내셨죠."
그녀를 위해 요리하는 남편 한석규 또한 잊을 수 없는 캐스팅이다. "세상에 돌아이가 있으면, 신기하게 그 옆에 동반자가 있다. 그래서 뭔가가 이뤄진다"는 정 대표는 이번엔 한석규가 그런 동반자였다고 회상했다. 세상 순한 맛 대본을 보고 '나에게 보낸 게 맞냐'고 반문했던 한석규는 '이 작품이 너무 좋다'며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출연을 결정했다 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사랑하는 이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던 그가 이젠 떠나갈 이를 돌보는 역할을 맡은 셈이다.
비욘드제이는 또 다른 문을 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매니지먼트 사업을 시작했다. 드라마에 등장한 캐릭터가 그 이름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시대. 제작과 확장, 매니지먼트가 하나가 되는 유니버스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본연의 제작 역시 활발하다. 내년엔 19금 로맨스 사극 '춘화', 시즌제를 표방하는 스포츠 드라마 '중계', 코로나 시대 40대에 접어든 싱글 여성의 이야기를 담는 '소파가 필요해'를 비롯해 신파 멜로와 BL물까지 장르도 모두 다른 5개 작품이 내년을 목표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영화가 2시간이면 드라마에는 좀 더 긴 시간이 주어지잖아요. 시청자의 시간을 길게 가져가고, 그만큼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죠. 또 시청자를 행동할 수 있게 만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사회상, 시대상을 반영하는 이야기를 많이 다루려고 해요. 그 시대를 꼭 뉴스에서 봐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드라마에선 더 재밌게 할 수 있고, 바로 보여줄 수 있죠. 영화는 시간이 한참 걸리잖아요. 기획할 땐 지금의 사회적 이슈를 녹이려 해요. 그리고 그것이 드라마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비욘드제이의 재밌고도 담대한 행보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 대표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돌아이 옆에서 손을 들어줄 한 사람'을 찾아가는 행보를 찾아가겠노라고 환하게 웃었다. "지난해가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 해였다면 2023년은 비욘드제이가 '돋보이기 시작하는' 한 해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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