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츠버그와 국제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심준석. ⓒ 인천국제공항, 신원철 기자
▲ 피츠버그와 국제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심준석. ⓒ 인천국제공항,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신원철 기자] "따가운 시선보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미국 출국을 앞둔 심준석은 24일 공항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 자신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을 알고 있는 듯했다. 

심준석은 혜성처럼 나타났다. 고등학교 1학년이던 지난 2020년, 프로 입단을 앞둔 3학년 장재영(키움)-나승엽(롯데)이 받던 관심을 빼앗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시속 150㎞대 돌직구에 폭포수 커브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선배들 보려다 심준석에 놀랐다'는 팬들의 고백이 쏟아졌다.  

문제는 정작 입시를 앞둔 시점에 고전했다는 점이다. 심준석은 지난해 12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5.14에 그쳤다. 20⅔이닝 동안 탈삼진을 40개나 기록했지만 이 화려한 숫자는 4사구 34개에 묻혔다. 게다가 이 제구 난조가 야구 예능프로그램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말았다. 

그래도 지금까지 보여준 가능성에 베팅하는 팀이 있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심준석에게 계약금과 제반비용 등을 더해 100만 달러 규모를 제시했고, 국제계약에 합의했다. 심준석은 26일 입단식을 위해 24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 심준석. ⓒ곽혜미 기자
▲ 심준석. ⓒ곽혜미 기자

이날 인터뷰에서 심준석은 자신에 대한 평가를 뒤집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먼저 "계약했다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거나 하지는 않았다.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해서, 지난해 못 보여줬던 걸 보여드리고 싶다. 작년처럼 아쉬웠던 상황들이 나오지 않게 이미지트레이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MLB파이프라인 국제 유망주 순위에서 10위에 오르고도 기대 이하의 계약금을 받자 '기대치가 그정도'라는 냉소의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이 순위에서 심준석 아래 있는 선수들도 200만 달러 이상의 계약금을 받은 경우가 꽤 많다. 그러나 심준석은 "구단 관계자들이 구체적으로 성장 계획을 알려주셨고, 또 구단 시스템이나 훈련 방식을 보면서 나를 잘 챙겨주신다는 느낌을 받아 감동했다"며 계약금 외의 요소가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가장 인상적인 발언은 마지막에 나왔다. 심준석은 "그냥 미국에 가고 싶다는 꿈 하나 때문에 가는 게 아니다. 잘할 자신이 있고, 올라갈 자신이 있어서 도전한다. 따가운 시선보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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