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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감독이 전설의 홈런왕인데… 두산 267억 듀오, 포문을 다시 열어라

작성일: 2023.01.28 13: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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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 두산 감독(왼쪽)과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 ⓒ곽혜미 기자
▲ 이승엽 두산 감독(왼쪽)과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온 양의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국내 야구장 중 가장 넓은 규격을 자랑하는 잠실을 홈으로 쓰는 팀들은 장타력에서 손해를 보는 게 이론적으로는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두산은 이 핸디캡을 피해가지 않고, 오히려 정면승부를 즐기곤 했다. 

압도적인 힘으로 잠실이고 뭐고 그냥 넘겨버리는 선수, 좌우중간을 잘 가르는 2루타성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는 선수, 혹은 빠른 발을 이용해 한 베이스를 더 가 장타율을 높일 수 있는 선수 등이 적절한 조화를 이룬 타선이었다. 이는 두산의 왕조 건설에 지대한 몫을 했다.

실제 두산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타격에서 항상 상위권에 위치한 팀이었다. 이 기간 가장 팀 장타율이 높았던 팀이 2018년 두산(.486)이었고, 2016년 두산(.473)이 3위, 2017년 두산(.459)이 10위였다. 해당 기간 팀 장타율 순위에서 10위 내에 세 번이나 오른 팀은 역설적으로 드넓은 잠실을 쓰는 두산이 유일했다. 그러나 2022년은 상황이 달랐다.

계속된 주축 타자 유출로 고전하던 두산은 지난해 타선에서 결국 한계를 맞이했다. 두산의 지난해 팀 타율은 0.255로 리그 평균(.260)보다 떨어졌고, 장타율(.365)은 리그 8위에 불과했다. 출루율까지 덩달아 떨어지면서 팀 OPS(0.689)는 9위까지 떨어졌다. 그렇다고 예전만큼 잘 뛰는 팀도 아니었다. 공격 흐름이 당연히 끊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두산에 KBO리그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홈런왕 이승엽 감독이 부임했다. 물론 이 감독의 전체적인 야구 스타일은 ‘화끈한 장타 야구’가 아닌 것에 가깝다. 오히려 디테일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팀 타선이 힘을 받고 팀 성적을 끌어올리려면 장타가 더 터져야 한다. 이 감독도 몇몇 거포 유망주들의 훈련 장면을 눈에 담으려 노력했다. 

다만 유망주들은 아직 변수들이고, 결국 주축 타자들이 앞에서 끌어줘야 한다. 그리고 두산은 확실한 실적을 갖춘 선수들이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 거포인 김재환(35)과 올해 두산으로 컴백한 양의지(36)가 그 주인공이다. 중심타선에 포진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이들의 장타에서 두산 득점력의 폭발성이 상당 부분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115억 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한 김재환은 지난해 팀 장타율 저하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선수 중 하나다. 평생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개인 통산 장타율이 0.528에 이르는 김재환은 지난해 128경기에서 0.460의 장타율에 그쳤다. 홈런 23개도 기대에 못 미쳤지만 기본적인 타율(.248)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확실한 능력을 갖추고 있고, 힘과 스윙 기술 모두에서 여전히 높은 평가를 받는 만큼 반등한다면 그 자체가 두산 장타율의 상승을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아팠던 팔꿈치에 손을 댄 만큼 정상적인 스윙을 기대할 만한 요소도 있다.

4+2년 총액 152억 원에 계약하며 친정으로 컴백한 양의지는 지난해 없던 전력이라는 점에서 더 기대가 크다. 리그 최고의 포수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양의지가 역대급 포수 대열에 오를 수 있는 건 수비만큼 공격도 아주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이다. 양의지의 통산 장타율은 0.503으로 웬만한 팀의 핵심 거포 수준이다. 양의지는 지난 8년간 총 182개의 홈런을 때렸고, 이는 같은 기간 리그에서 6번째로 많았으며 국내 선수로는 3번째로 높은 장타율을 기록했다. 양의지는 그냥 포수가 아니다.

두 선수에게 관건은 건강이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는 나이인 만큼 ‘노쇠화’라는 단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성적이 떨어지면, 특히 장타력이 떨어지면 반드시 붙을 단어이기도 하다. 이를 이겨내야 두산의 거액 투자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 이승엽 감독의 타선 구상을 든든하게 잡아가며 지난해 실추된 곰 타선의 자존심까지 다시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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