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대성(왼쪽)이 두산 베어스 투수 이병헌의 투구를 지켜본 소감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 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 구대성(왼쪽)이 두산 베어스 투수 이병헌의 투구를 지켜본 소감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 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오늘(8일) 던진 투수 중에 제일 좋은데요."

'대성불패' 구대성(53)이 눈을 반짝이게 한 왼손 영건이 등장했다. 두산 베어스 좌완 이병헌(20)이 주인공이다. 이병헌은 8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이번 스프링캠프 들어 처음으로 라이브피칭을 했다. 이병헌은 70% 정도 힘을 써서 공 25개를 던졌는데, 구대성은 이병헌의 공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하게 지켜봤다. 

구대성은 "쉽게 맞지 않을 공을 던진다. 제구력이 좋다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다른 투수들은 포인트가 왔다 갔다 하는데, 이 친구는 던지는 포인트가 딱 하나다. 딱 하나로 일정하다. 이런 선수들은 제구력을 잡아주려고 할 필요도 없다. 자기가 던지고 싶은 대로 내버려두는 게 낫다"고 호평했다. 

이병헌은 2022년 1차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왼손 파이어볼러 기대주다. 서울고 2학년 때부터 시속 150㎞를 웃도는 빠른 공을 던져 전국 최상위권 좌완으로 꼽혔다. 고교 3학년 때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하는 바람에 지난 시즌에는 1군 9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이날 레전드 좌완의 눈에도 확연히 보일 정도로 빼어난 잠재력은 여전하다. 

이 감독은 올해 이병헌을 왼손 불펜 투수로 중요하게 쓸 계획을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왼손 투수는 다 유심히 보고 있는데, 이병헌은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아주 중요한 임무를 해줘야 하니까 선수에게 부담감을 주려 한다. 지금 팀에 왼손 투수가 조금 부족한 상황이라 이병헌이 잘해 줘야 한다. 지금 왼손 불펜 중에서는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있다. 좋은 컨디션에서 좋은 임무를 해줄 것"이라면서 "구대성 선배의 느낌이 난다"고 극찬했다. 

구대성은 이 감독의 평가에 "(이병헌이 나를) 닮은 것 같진 않다"고 말하며 웃으면서도 "지금 본 투수 가운데 가장 좋은 공을 던진다"고 엄지를 들어줬다. 

몸 상태도 좋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지난해 정규시즌 최고 구속 146㎞를 기록했는데, 불펜 피칭 때 벌써 144㎞까지 나올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구대성은 "저 정도로 던지는 것을 보면 내가 보기에는 안 아픈 것 같다. 자기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100%로 던지는 것 같진 않은데, 80% 이상 나오면 다 나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병헌이 불펜 피칭을 마치자 구대성과 인사를 나누게 했다. 구대성은 이병헌이 멋쩍 하며 걸어오자 "아주 잘 봤다. 몇 %로 던졌냐"고 물었다. 이병헌은 "70%로 던졌다"고 답했고, 구대성은 "딱 그런 것 같았다. 아주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이병헌은 "(구대성이) 앞에 앉아 계신 줄 몰랐다. 사실 나는 (캠프에서 던질수록) 점점 별로라고 생각했다. 밸런스도 못 찾았는데, 마운드에서 던지니까 점점 잡히긴 하더라. 구속은 전력으로 던진 게 아니라 괜찮았는데, 밸런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내 제구가 마음에 안 들고,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겨낼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며 구대성의 평가에 걸맞게 더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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