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제균 감독. 제공ㅣCJ ENM
▲ 윤제균 감독. 제공ㅣCJ ENM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영상저작자의 정당한 보상권을 보장하는 저작권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국내 문화예술계를 총망라하는 24개 창작자 단체에서 지지 선언에 나섰다.

DGK(한국영화감독조합)는 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영상저작자의 정당한 보상! 저작권법 개정안 지지 선언회’를 국민의힘 성일종·황보승희,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과 공동주최했다.

지난해 성일종, 유정주 의원은 영상 저작자가 저작재산권을 양도하더라도 영상물 최종공급자로부터 이용 수익에 따른 보상을 받을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의 저작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서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K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큰 성과를 이뤘음에도 국내 창작자들이 작품 흥행에 따른 수익을 분배 받을 권리가 없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 쌓여가는 한국 창작자들의 저작권료를 국내에서 받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서 저작권법 개정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이후 관련 주제 공론화 및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으나, 상임위에서 법안 심사가 시작되지 않고 차일피일 미뤄지자 창작자 단체가 합심해 저작권법 개정안의 조속 통과를 지원하게 됐다.

DGK 공동대표인 윤제균 감독은 "K콘텐츠가 전세계에서 앞서가는 문화 강국이 됐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500명 넘는 감독조합원 평균 연봉이 1800만원에 그친다. 대박 흥행 감독은 500명 중 몇 명 되지 않는다"며 "작가들도 김은희 작가 같은 소수의 스타 작가를 제외하고 평균 연봉이 1000만원에 못 미친다. 한 달에 100만원도 안되는 수입을 받으며 K콘텐츠 강국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많은 돈을 달라는 소리, 흥행 수익을 많이 달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열심히 일한 만큼 먹고 살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유럽, 남미 국가는 작가 감독에게 저작권 수익 분배를 하는데 우리도 최소한의 분배는 해달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해외에서 송금된 한국 영화, 드라마 감독들의 저작권료 수여식도 함께 열렸다. 이를 통해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을 포함해 영화, 드라마 감독 500여명이 스페인, 아르헨티나로부터 저작권료를 수령하게 됐다.

▲ 황동혁 감독 ⓒ곽혜미 기자
▲ 황동혁 감독 ⓒ곽혜미 기자

 

해외 일정으로 함께하지 못한 황동혁 감독은 "계약서를 쓸 때 모든 권리를 넘긴다는 업계의 불문율 계약이 있다. 그걸 깰 수 없고 모두가 그래야 하는 상황이 됐다. 스타 감독이라고 해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좋은 창작자가 많이 나오려면 먹고 살만하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제2의 '기생충', '오징어게임'은 입만 벌리고 감 떨어지길 기다린다고 나오지 않는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궁극적으로 산업 전체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장항준 감독 역시 "김은희 작가도 한때 쌀이 떨어질 만큼 어렵게 창작 활동을 했고 그 시간을 버텨왔다.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떠나는 동료들이 생긴다. 창작자들에게 줄 돈을 쌓아놓고 있는데 법 때문에 받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돈이 있으면 수많은 창작자들이 가난과 궁핍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날 사회를 맡은 배우 겸 감독 유지태는 이같은 저작권료 보상에 대해 "작품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점에서 창작자들에게 작품 활동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자신이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보장받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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