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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롯데 명 유격수' 보나 했는데…3루수 박건우가 뒤집어놨다

작성일: 2023.03.03 19:56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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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재 한국 야구대표팀 수비코치 ⓒ 곽혜미 기자
▲ 김민재 한국 야구대표팀 수비코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박)건우야 다치지 말고 그냥 나가서 서 있어라."

김민재 한국 야구대표팀 수비코치가 외야수 박건우(33, NC 다이노스)에게 낯선 3루를 맡기면서 한 말이다. 박건우는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연습경기에 9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박건우는 서울고 시절 3루수를 본 경험이 있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줄곧 외야수로 뛰어왔다. 

원래 이날 3루수는 김민재 코치가 맡을 예정이었다. 대표팀 주전 3루수 최정(SSG)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마땅한 대체자가 없었다. 대표팀 백업 3루수로는 김하성(샌디에이고)과 토미 현수 엔드먼(세인트루이스)이 있는데, 메이저리거인 두 선수는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규정상 비공식 연습경기에는 나설 수 없어 이날 출전이 불가능했다. 

대표팀은 이날 오후 일찍 라이브 배팅과 피칭을 진행한 내야수 김하성과 에드먼, 투수 구창모(NC)와 원태인(삼성)을 제외한 모든 선수를 연습경기에 투입했다. 마운드는 양쪽 모두 대표팀 투수들로 채웠고, 라인업은 양팀 모두 10번 타순까지 허용했다. 대표팀 야수 가운데는 외야수 최지훈(SSG)과 포수 이지영(키움)이 SSG 소속으로 나섰다. 그렇게 모두 뛰게 하다 보니, 남은 내야수가 없어 김민재 코치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구상까지 이어졌다. 

대표팀 라인업은 최초에 3루수 없이 박건우와 박해민(LG ), 강백호(kt)까지 지명타자만 3명이 들어가 있었다. 그러다 경기 시작 직전에 김민재 코치가 박건우에게 3루를 맡겼다. 

▲ 3루수로 나선 외야수 박건우 ⓒ 곽혜미 기자
▲ 3루수로 나선 외야수 박건우 ⓒ 곽혜미 기자

KBO 관계자는 "박건우가 3루수로 출전한 것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경기 시작 직전에 김민재 코치가 '나가서 다치지 말고, 가서 서 있기만 하라고 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박건우에게 3루가 조금 낯설지라도 코치보다는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서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본 것이다. 대회에서 부상 선수가 생겼을 때 나올 여러 변수를 대비하는 것도 연습경기 취지 가운데 하나기도 하다. 

김민재 코치는 선수 시절 '명 유격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공고를 졸업하고 1991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2001년까지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이후 2차례 FA 계약에 성공하며 SK 와이번스(현 SSG)와 한화 이글스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갔고, 2009년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안정적인 수비력 덕분에 국가대표로도 발탁돼 2006년 WBC 4강 신화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에 기여했다. 은퇴 이후 13년 만에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김민재 코치를 볼 기회였으나 끝내 그 장면은 볼 수 없었다. 

박건우는 최정의 공백을 잘 채워준 것을 뛰어넘어 경기를 뒤집어놨다.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안타 3개 모두 담장 앞까지 뻗어가는 장타였을 정도로 타구 질이 좋았다. 2-1로 앞선 5회말 4-1로 달아나는 발판을 마련하는 우월 적시 2루타를 쳤다. 홈런이 되나 싶었지만, 담장 위를 맞고 떨어지면서 2루타가 됐다. 5-2로 앞선 7회말에는 SSG 투수로 나선 정철원(두산)을 상대로 중월 솔로포를 터트리고, 9회말에는 김원중(롯데)에게 중월 2타점 적시 2루타를 뺏으며 10-2 승리를 이끌었다.   

뜻밖의 호수비로 환호를 받기도 했다. 박건우는 6회초 무사 1루에서 최상민이 번트를 댔을 때 1루로 러닝 스로를 시도했다. 결과는 세이프였으나 기민한 플레이였다.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는 오태곤의 먹힌 타구를 앞으로 달려들어 낚아챈 뒤 3루수 땅볼로 처리해 동료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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