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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방임주의' 김태형 감독, 두산 '독주' 이끌다

작성일: 2016.06.06 13:0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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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형 감독(맨 앞)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본인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 못하면 자기들 손해니까. 프로 선수들인데 이래라 저래라 할 게 뭐가 있겠나."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선수들에게 특별한 지시나 요구를 거의 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알아서'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선수들이 잘하든 못하든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지켜보고, 스스로 깨우치길 바라는 게 김 감독의 스타일이다.

두산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열린 SK와 주말 3연전에서 싹쓸이 승리를 챙겼다. 기둥 투수 더스틴 니퍼트와 주전 포수 양의지, 4번 타자 오재일, 마무리 투수 이현승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거둔 큰 수확이었다. 두산은 시즌 성적 38승 1무 15패를 기록하며 7할 승률을 지켰다.

곳곳에 빈자리가 생겼지만 문제없었다. 임시 선발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고원준은 3일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이적 후 첫 승을 챙겼고, 5일 선발투수 안규영은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6년 만에 데뷔 승을 거뒀다. 

포수 박세혁은 공격적으로 투수를 리드하면서 힘을 보탰다. 두산 마운드는 지난 3경기에서 SK에 볼넷 4개만 허용했다. 안타를 맞더라도 불필요하게 주자를 내보내지 않으면서 실점 위기를 줄였다.

타자들은 타순에 변화를 주면 주는 대로 자기 자리에서 제 몫을 다했다. 오재일 대신 중심을 잡은 김재환과 닉 에반스는 3연전에서 5타점을 합작했다. 에반스는 3경기 모두 팀의 선취점을 뽑으면서 공격 물꼬를 텄다. 김재호는 4일 경기에 9번에서 1번으로 타순을 옮겨 2안타 2타점, 박건우는 3연전에서 1번-5번-3번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11타수 5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전체를 돌아보면 5선발 경쟁 상황도 비슷했다. 시즌 초반 5선발로 낙점했던 노경은(32, 롯데 자이언츠)이 부진을 떨치지 못하자 허준혁이 자리를 대신했다. 허준혁은 올 시즌 선발 등판한 6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허준혁은 "지난해보다 올해 기회가 더 빨리 왔다. 지난해 막판에 체력이 떨어졌는데, 이제 날씨가 더워져서 체력을 관리해야 할 거 같다"며 시즌 끝까지 로테이션을 지키려는 의지를 보였다.

▲ 정수빈의 득점에 환호하는 두산 선수들 ⓒ 두산 베어스
주전 선수는 있지만 당연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수는 없다. 두산에서 빈자리는 곧 기회다.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로 떠난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그리워할 새도 없이 박건우와 김재환이 나타났다. 두 선수는 김현수의 빈자리를 말끔하게 채우면서 주전 외야수 정수빈까지 밀어냈다.

기회를 얻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타석에서는 어떻게든 출루하려고 노력하고, 수비 때는 끈끈한 조직력에 몸을 던지는 투혼을 더해 투수를 도왔다. 김 감독은 5일 경기를 마치고 "(오)재원이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데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수비에서 끝까지 활약해 줘서 정말 고맙다"며 오재원의 공을 높이 샀다.

두산이 '1강 체제'를 굳힐수록 상대 팀이 아닌 1군 입성을 노리는 퓨처스리그 선수들의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안규영은 "초조해 하는 선수들이 많다. 잘해도 못 올라가니까. 자리가 없다. 오늘(5일) 선발 출전한 (김)인태도 2군에서 정말 잘했다. 저도 2군에서 시즌 시작하면서 2개월 있었는데 기회가 올 때까지 열심히 하려 했다"며 퓨처스리그 분위기를 알렸다.

김 감독은 "현재 주전 선수들 가운데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선수들이 있는데 백업 선수들이 공백을 정말 잘 채워 줬다.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참 선수들도 벤치에서 후배들을 잘 독려하는 팀 분위기가 정말 만족스럽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알아서' 자기 할 일을 찾는 선수들 덕에 두산은 올 시즌 여러 변수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큰 위기 없이 순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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