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 타점왕에 도전하고 있는 일본의 핵심타자 요시다 마사타카 ⓒ연합뉴스
▲ 대회 타점왕에 도전하고 있는 일본의 핵심타자 요시다 마사타카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 야구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그리고 2009년 WBC에서 연이은 성공을 거두며 전성기를 달렸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라고 생각했던 한국은 대회에서 야구 강국들을 연이어 꺾으며 위상을 드높였고,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들을 전 세계에 소개하는 좋은 기회로 이어졌다.

2006년과 2009년 대회에서 이름을 날린 한국 타자들은 제법 된다. 2006년 대회에서는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이승엽은 7경기에서 타율 0.333, 5홈런, 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372의 대활약으로 한국 홈런왕의 기상을 떨쳤다. 

도미니카공화국의 간판타자이자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로 성장한 아드리안 벨트레(4홈런)를 제치고 2006년 대회 본선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훗날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켄 그리피 주니어(미국)과 공동 타점왕이기도 했다.

2009년 대회에서는 김태균이 자존심을 살렸다. 9경기에서 타율 0.345, 3홈런, 11타점, OPS 1.176을 기록하며 한국 준우승에 앞장섰다. 대회 공동 홈런왕이자, 타점왕이기도 했다.

그런데 일본이 자랑하는 한 타자가 이승엽 김태균의 타점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생겼다. 올해 보스턴과 5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179억 원)에 계약하며 태평양을 건넌 요시다 마사타카(30)가 그 주인공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직후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표팀 합류를 고집한 요시다는 대회 들어 맹타를 휘두르며 일본의 4강 진출에 견인차 몫을 해냈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와 일본 대표팀의 클린업을 이루는 요시다는 이번 대회 최고의 타자 중 하나다. 8강전까지 5경기에서 타율 0.400, OPS 1.189의 맹활약을 했다. 놀라운 것은 클러치 능력이다. 주자가 있을 때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벌써 10타점을 기록했다. 랜디 아로사레나(멕시코‧9타점)에 앞선 대회 타점 선두다.

일본은 라스 눗바부터 오타니까지 이어지는 1~3번 타순이 가공할 만한 출루율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4번 무라카미가 부진하며 공격력이 폭발하지 못할 위기가 있었는데 5번에 위치한 요시다가 무라카미의 몫까지 해내며 순항할 수 있었다.

일본은 역대 4번의 WBC에서 모두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뒀고, 이번 대회로 5회 대회 연속 4강이라는 어마어마한 성과를 거뒀다. 그 일본에서도 단일 대회 기준 10타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요시다가 처음이다. 요시다는 이제 이승엽 김태균을 넘어 대회 역사상 최다 타점 기록인 2017년 블라디미르 발렌틴(네덜란드)의 12타점에도 도전할 발판을 만들었다.

요시다가 좋은 타자인 것은 메이저리그 관계자들 모두 인정하지만, 과연 5년간 9000만 달러를 줄 만한 타자인지에 대해서는 현지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게 사실이다. 요시다가 멕시코, 그리고 잠재적인 결승 상대인 미국을 상대로도 좋은 타격을 보인다면 그런 평가를 상당 부분 바꾼 채 기분 좋은 시즌 개막에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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