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타선의 부족한 점을 메워줄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는 기예르모 에레디아 ⓒSSG랜더스
▲ SSG 타선의 부족한 점을 메워줄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는 기예르모 에레디아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그라운드 밖에서 적응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예상대로였다. 훈련장 곳곳을 누비며 에너지를 뽐냈다. SSG 새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32)는 소문 그대로, 요즘 말로 ‘인싸’에 가까웠다. 지난 플로리다 1차 캠프 당시 에레디아는 훈련장에서 항상 미소가 가득했다. 동료들에게 다가가 부지런히 말을 걸며 얼굴을 익혔다. 구단 직원들에게는 대뜸 “노래 한 번 불러줘”라고 부탁할 정도로 뻔뻔함(?)도 가지고 있었다. 유쾌했다.

그러나 어쨌든 야구 선수는 그라운드 안에서 성적으로 보여줘야 할 위치다. 성적이 나면 이런 ‘기’는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효자 몫을 톡톡히 한다. 반대로 성적이 나지 않으면 팀 분위기를 깨는 행동으로 눈총만 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에레디아는 메이저리그부터 그런 사실을 몸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항상 노력한다. 타석에 들어선 에레디아의 얼굴에서는 장난기가 싹 사라진다.

SSG는 지난해 그래도 나쁘지 않은 활약(49경기 타율 0.315)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일조한 후안 라가레스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그 대신 영입한 선수가 에레디아다. 사실 중거리형 유형에, 외야수, 그리고 우타자라는 것까지 에레디아와 라가레스는 비슷한 구석이 많다. “그렇다면 적응 위험도를 감수하고 굳이 바꿀 필요가 있나”는 이야기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SSG는 에레디아가 라가레스보다 더 나은 선수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 확신은 시범경기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에레디아는 이번 시범경기 들어 SSG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5경기에서 15타석에 들어서며 타율 0.462를 기록 중이다. 콘택트 비율이 높은 타자라는 것은 익히 기대했던 점이지만, 볼넷도 제법 고른 것에 이어 맞아 나가는 타구질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타석에서의 참을성이 인상적이다. KBO리그 투수들이 낯선 에레디아는 갈수록 공을 많이 보는 타격 어프로치를 가져가고 있다. 19일 창원 NC전에서도 안타를 뽑아냄은 물론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상대 투수들의 변화구도 잘 참아내며 궤적을 익혔다. 지금 당장의 성적보다는 최대한 자신의 타격 존을 설정하려는 노력이 그대로 보였다. 지금 성적도 좋지만, 과정도 올바르게 밟아가고 있는 셈이다.

애당초 메이저리그부터 유인구에 대한 참을성은 리그 평균보다 좋은 편이었다. 장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적당한 타율을 보여주면서, 상대 투수들을 제법 괴롭히며 볼넷도 고르고, 여기에 누상에서는 라가레스보다 더 적극적이고 빠른 주루 플레이를 보여주고, 더 나은 수비까지 해줄 수 있는 이론적인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SSG 타선은 여전히 ‘홈런’의 팀이다. 지난해에도 홈런 하나는 다른 팀이 부럽지 않았다. 그러나 홈런이 주는 짜릿함과 별개로 팀 타선이 ‘동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팀은 아니다. SSG는 에레디아가 그런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는 선수가 되길 바라고 있다. ‘인싸’ 에너지가 SSG 타선의 ‘기’ 자체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에레디아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적정 타순을 놓고 코칭스태프의 고민 또한 계속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꽤 행복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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