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사롭지 않은 힘으로 1루 주전 경쟁을 촉발시킨 변우혁 ⓒKIA타이거즈
▲ 예사롭지 않은 힘으로 1루 주전 경쟁을 촉발시킨 변우혁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2년 KIA 스프링캠프의 화두는 주전 유격수였다. 그간 팀의 유격수 자리를 지켰던 박찬호(28)에 ‘슈퍼루키’라는 화제를 모은 김도영(20)이 도전하는 그림이었다. 선의의 경쟁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결과적으로 박찬호는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시범경기부터 안정적인 공격과 수비를 보여주며 한 단계 성장했음을 어필했다. 김도영도 시범경기에서 대활약하며 개막 선발 라인업에 안착했지만, 주전 유격수는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지난해 130경기에서 타율 0.272, 4홈런, 45타점, 42도루를 기록하며 공격에서도 뚜렷한 오름세를 그리며 실력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프로 무대에서 경쟁은 필수적인 요소다. 지금 주전이 된 선수도 처음에는 기존 주전 선수를 실력으로 밀어내는 과정을 거쳤다. 자리를 지키려면 성적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올해 KIA의 봄에 최대 화두는 포지션만 다를 뿐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주전 1루수 황대인(27)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신예 변우혁(23)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KIA가 거포 육성을 위해 오랜 기간 공을 들인 황대인은 지난해 개인 경력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뛰었다. 기존 최다 출전 기록이었던 2021년 86경기를 훌쩍 넘는 129경기에 나가 규정타석까지 채웠다. 129경기에 기록한 91타점은 분명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하지만 OPS(출루율+장타율) 0.716의 성적은 모든 논란에 못을 박기는 다소 부족한 성적이었다.

그 사이 한화와 1대2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변우혁이 스프링캠프부터 좋은 모습을 이어 가며 급부상하는 추세다. 북일고 시절부터 힘 하나는 장사라는 평가를 받은 변우혁은 한화에서는 잦은 부상과 타격 부진으로 1군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 팀 내 가치가 다소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우타 거포 자원 수집에 나선 KIA가 투수 두 명을 제안하고 받아온 카드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기대대로 가고 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 타격도 좋았고, 시범경기 성적도 제법이다. 6경기에서 타율 0.389, 1홈런, OPS 1.061을 기록하며 힘을 내고 있다. 19일 광주 두산전에서는 시범경기 첫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풀스윙까지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담장을 넘기는 원초적인 힘 자체를 느낄 수 있는 홈런이었다.

KIA는 당초 변우혁을 1루와 3루 모두에서 준비시키며 코너 내야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3루는 류지혁에 김도영까지 대기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변우혁도 연습경기부터 1루에 포커스를 맞춘 듯한 출전 기회를 가져가고 있다. 지명타자 자리에는 최형우가 있는 만큼 1루를 놓고 두 선수의 선의의 경쟁이 이어질 흐름이다. 변우혁이라는 '메기'가 KIA 내야의 경쟁을 촉발시키고 있는데 이는 KIA가 원했던 그 그림이다.

보통 이런 경쟁의 경우 우선권은 기존 주전 선수가 갖는다. 그간 해왔던 것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후발 주자는 그 이상의 강한 임팩트를 가진 성적이 필요하기도 하다. 황대인의 시범경기 성적이 좋지는 않지만, 아직 주전 1루수가 확실하게 바뀌었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변우혁이 많이 쫓아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두 선수의 경쟁은 KIA의 남은 시범경기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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