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 경기장 한 편에 마련된 장애인석은 열악하기 그지 없었다. 홍명보 감독도 이 점을 지적했다.
▲ 경기장 한 편에 마련된 장애인석은 열악하기 그지 없었다. 홍명보 감독도 이 점을 지적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박건도 기자] “한국 축구계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축구를 잘하는 데 그치면 안 된다. 장애인석을 한번 보라.”

홍명보 감독의 소신 발언이다. 홍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6일 하나원큐 K리그1 2023 17라운드 원정 경기를 위해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았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례적인 쓴소리를 남겼다. 휠체어를 탄 한 울산 원정팬은 경기장 가장자리에 앉아 경기 전 선수 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에 홍 감독은 “장애인석을 한번 보라. 원정팬이라고 해서…”라며 말끝을 흐리더니 “인권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들 하지 않나. 축구계도 발전이 필요하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더 개선되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축구 관람을 위한 자리라고는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휠체어를 탄 팬은 임시방편으로 줄 펜스를 친 좁은 공간에서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직접 허리를 숙여봤다는 홍 감독은 “경기를 볼 수 있는 시야도 확보가 안 된다”라며 “수원FC측에 자리를 옮겨달라고 조치를 했다. 장애인이라고 더 특별 대우를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이런 부분은 개선이 되어야 한다. 나도 깜짝 놀랐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에 수원FC 관계자는 “해당 관중은 이후 원정석으로 올라가셨다. 원정석에는 장애인석이 마련되어있지 않다. 통로쪽에서 경기를 관람하셨다”라며 “평소에는 휠체어 탄 분들은 그라운드에 쪽 간이 펜스를 쳐서 자리를 마련해 드린다. 해당 관중은 원정석에서 경기를 관람하길 원하셨다. 홍 감독이 보고 조치를 해달라 하시더라”라고 설명했다.

구단 측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문제였다. 손 떼놓고 있지만은 않았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진 않았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해당 관계자는 “경기장이 지어진 지 오래됐다. 애초에 장애인석이 마련되어있지 않았다”라며 “구단도 문제를 인지하고 조치하려 노력 중이다. 수원도시공사측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지만, 당장 조치가 어려웠다. 임시로나마 자리를 마련해 드릴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주호(36)의 은퇴 경기기도 했던 울산과 수원FC의 경기는 울산의 3-1 역전승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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