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LG 팬들 미치게 한 그 스타성의 방망이… 등장부터 ‘빠던’까지 남달랐다, 제2의 강민호 자질 엿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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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NC의 경기는 NC의 승리로 끝났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 그리고 홈 최종전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고 화끈한 ‘뒷풀이’를 하려던 LG의 구상도 어그러졌다.
LG의 경기가 끝났을 때, LG와 정규시즌 1위를 놓고 끝까지 경쟁하고 있었던 한화는 인천에서 SSG에 앞서 있었다. 9회 2사까지 5-2, 3점 리드였다. 이제는 최악의 시나리오, 즉 타이브레이커를 생각해야 했던 LG였다. 한화가 1일에 이어 최종전인 3일 수원 KT전에서 이기면 LG는 속절없이 이 무대로 끌려 나가야 할 판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LG로서는 기적이 일어났다.
SSG가 2-5로 뒤진 9회 2사 후 한화 마무리 김서현을 상대로 대타 류효승의 중전 안타, 현원회의 좌월 2점 홈런으로 1점 차로 추격하더니 정준재까지 스트레이트 볼넷을 고르며 동점 주자가 누상에 나간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SG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고졸 신인 이율예였다.
LG 팬들에게 굉장히 생소했던 이 신인이 일을 냈다. 1점 차, 동점 주자가 있는 9회 2사 상황에서 올해 33세이브를 거둔 특급 마무리 김서현을 상대해야 했다. 대다수 신인 선수들, 어쩌면 베테랑 선수들까지 주눅이 들 만한 상황이었지만 이율예는 등장부터 남달랐다. 전혀 긴장한 표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기 싸움에서 뒤지지 않으려는 듯했다.
초구 볼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 이율예는 2구째 패스트볼에 힘껏 방망이를 돌렸다. 정확하게 맞히지는 못해 파울이 됐지만 타이밍을 잡기에는 충분한 한 번의 스윙이었다. 이어 3구째 패스트볼이 다시 가운데 들어오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힘차게 ‘빠던’을 했다.
타구가 잘 맞기는 했지만 발사각이 너무 높아 비거리를 담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끝까지 뻗은 이 공은 랜더스필드의 좌측 담장 상단을 맞고 그대로 넘어갔다. 극적인 끝내기 홈런이었다. 개인 첫 끝내기 홈런에 세리머니도 화려했다. 그 순간 LG의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 잠실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고, LG 팬들, 그리고 KBO리그 전체에 이율예라는 이름을 확실하게 남길 수 있었다.
강릉고 시절 자타가 공인하는 아마추어 최고 포수였던 이율예는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8순위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어린 시절부터 ‘제2의 강민호’ 재목으로 불릴 정도로 공·수 모두에서 완성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수비에서는 대성할 재목으로 손꼽혔다. 베테랑 배터리 코치인 세리자와 유지 코치가 “이 나이에 이 정도 레벨의 포수는 없다”고 단언할 정도였다.
다만 타격에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SSG 1군 코칭스태프의 생각이었다. 2군 성적이 좋아도 1군 레벨의 공에 적응하는 데는 다소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꾸준히 관심은 보였지만, 1군 장기 체류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였다. 베테랑 이지영이 버티고 있고, 새 주전 포수 조형우가 올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또한 이율예에게 시간을 줄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이율예도 한 차례 1군을 경험한 뒤 “타격은 모든 것을 원점에서 생각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스스로도 지금 타격으로는 1군에서 통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2군으로 내려가 다시 담금질을 거친 이율예는 타격폼이나 밸런스를 재조정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이숭용 SSG 감독도 합격점을 내렸고, 확대 엔트리 1호 콜업자로 일찌감치 낙점했다. 수비는 원래부터 괜찮았고, 배포도 인상적이었고, 이 감독의 생각보다도 타격이 더 빨리 좋아진 덕분이었다. 지난 9월 20일 두산전에서 자신의 1군 통산 첫 안타를 3점 홈런으로 장식한 이율예는 이날까지 안타 2개를 모두 홈런으로 연결하는 스타성을 과시했다.
이율예는 경기 후 “꿈을 꾼 것만 같다. 타석에서 자신 있게 돌리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앞에 나간 타자 형들이 안타도 치고 홈런도 쳐서 이렇게 나에게 기회가 온 것 같다. 형들 덕분에 홈런 칠 수 있었다”고 주위에 공을 돌린 뒤 “(홈런을 친 뒤) 소름이 돋았다. 진짜 팬들의 응원소리가 너무 커서 꼭 보답하고 싶었다. 형들도 진짜 다들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이율예의 강점 중 하나는 진중함과 배짱이다. 어느 상황에서든 침착함과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이다. 이율예는 “(대기 타석에서) 후회 없이 돌리자고 생각했다. 후회를 남길 바에는 자신 있게 스윙하고 차라리 삼진을 당하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섰다. 또 내가 타석에 섰을 때 팬들의 응원 소리가 엄청 컸다. 그 덕에 홈런을 칠 수 있었다”면서 “맞는 순간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상대 좌익수가 잡으려고 해서, 제발 넘어가라는 마음으로 타구를 바라봤다. 홈런을 쳐서 기쁘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 홈런은 SSG의 승리를 이끈 홈런이자, 올 시즌 리그 정규시즌 우승 판도를 가른 홈런이자, 한편으로는 이율예의 포스트시즌 엔트리 합류를 재촉하는 홈런이기도 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보통 포수 세 명을 쓴다. 이지영 조형우가 확정이라고 하면, 남은 한 자리 경쟁인데 이미 확대 엔트리 시점부터 이율예가 우선권을 얻었고 이날 쐐기를 박았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율예는 “데뷔 첫 시즌부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어간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다. 경기를 뛰지 못한다면 다른 형들을 잘 서포트할 거고, 경기에 뛸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대했다. 이 정도 스타성이라면, 큰 무대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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