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KIA에 남았다면 이런 활약 가능했을까…FA로 야구인생 새출발, 기적의 KS 홈런포 가동 '10억 몸값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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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작년까지만 해도 존재감이 점점 희미해지는 선수였다. 그런데 FA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으니 사람이 달라졌다. 급기야 한국시리즈에서 홈런까지 터뜨리며 기적을 현실로 만들었다.
KT 포수 한승택(32)은 올해로 벌써 프로 14년차를 맞았다. 한때 KIA에서 백업 포수로 나름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지만 지난해 1군에서 15경기에 나와 타율 .238를 남긴 것이 전부일 정도로 KIA에서는 더이상 설 자리가 없어 보였다.
이미 KIA는 김태군과 한준수라는 걸출한 포수 라인을 갖춘 상태였다. 지난해 한승택이 1군보다 2군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기회가 왔다. 한승택은 지난 겨울 FA 권리를 행사했는데 경험 많은 포수 자원이 필요했던 KT가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속전속결이었다. KT는 한승택과 4년 최대 10억원에 사인했다. KT가 공식 발표한 시점은 지난해 11월 20일. 벌써 1년 전 이야기가 됐다. 당시 한승택은 "KT와 계약하게 돼 감사한 마음이 크다. 외부에서 봤을 때 분위기가 정말 좋은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일원이 될 수 있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KT는 개막 초반부터 상위권을 점령했고 결국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쳤다. KT가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한승택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주전 포수는 장성우의 몫이었지만 장성우가 개막 초반부터 '잔고장'에 시달리면서 지명타자로 나가는 경기가 많았고 대신 한승택이 마스크를 썼다. 만약 한승택이라는 카드가 없었다면 KT가 마음놓고 장성우를 지명타자로 기용했을지는 의문이다.
장성우는 올해 허리, 옆구리 등 여러 부상에 시달리며 76경기를 출전하는데 그쳤다. 오히려 한승택이 마스크를 쓴 경기가 더 많았다. 한승택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128경기 타율 .234 73안타 3홈런 39타점을 기록했다. 128경기, 73안타, 39타점 모두 커리어 하이였다.
KT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는데 있어 보이지 않게 공헌한 선수가 바로 한승택이었다. 한승택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당당히 안방을 차지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순간도 있었다. 한승택은 지난 3일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는데 그 1안타가 바로 홈런이었다. 5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 타석을 맞은 한승택은 장찬희의 시속 138km 커터를 때려 좌월 솔로홈런을 폭발했다. 비거리는 125m가 찍혔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홈런포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한승택은 이 홈런으로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1호 홈런을 기록했으니 모두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한승택의 홈런에 힘입어 KT는 6-0으로 달아났다.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홈런은 아니었으나 KT가 삼성의 막판 맹추격을 뿌리치고 8-7 1점차 승리를 거둔 것을 돌이켜보면 한승택의 솔로포 역시 소중한 득점이 아닐 수 없었다. 이미 10억원의 몸값을 다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승택은 다음날인 4일에 펼쳐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주전 마스크를 썼다. 5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벤치는 끝까지 한승택을 고집했다. 2-2 동점이던 9회말 1사 2루 찬스에서도 한승택의 타석에 대타를 내놓지 않았다. 한승택은 비록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으나 벤치의 신뢰를 읽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은 9회말 한승택의 타석에 대타를 내세우지 않은 점에 대해 "지고 있으면 바꾸는데 동점 상황에서 주전 포수고 방망이도 나쁘지 않기 때문에 계속 갔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한국시리즈의 '포수 전쟁' 구도는 한승택과 '백전노장' 강민호의 맞대결로 범위가 좁혀지고 있다. 강민호는 정상적인 타격이 어려울 정도로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출전을 강행하고 있다. 한승택도 KT 이적 후 첫 시즌에서 반드시 우승 반지를 거머쥐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앞으로도 두 선수의 안방 전쟁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만약 한승택이 지금까지도 KIA에 남아 있었다면 어땠을까. 올해 KIA는 김태군과 한준수 위주로 포수진을 운영했다. 한승택이 자리가 있었을지 의문이다. 한승택의 FA 이적은 그렇게 자신의 야구 인생을 180도 바꿔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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