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현(왼쪽)과 유강남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눈빛이 달라졌다. 독기가 생긴 거 같더라."

LG 트윈스 포수 유강남(25)이 투수 김대현(20)의 달라진 자세와 투구 내용을 이야기했다. 김대현은 1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며 4-2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생애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김대현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LG에 찾아온 위기가 김대현에게는 기회였다. 선발 마운드의 핵심 데이비드 허프가 지난 10일 왼쪽 햄스트링 1도 좌상으로 4주 진단을 받고 이탈했다. LG는 빈자리를 김대현으로 채웠다. 김대현은 시즌 초반에도 허프의 빈자리를 대신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기대주였다. 김대현은 지난 13일 SK 와이번스전 5⅓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눈도장을 찍었다.

유강남은 김대현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서 느꼈다. 그는 "공 힘이 정말 장난 아니다. 공 끝 힘이 좋으니까 상대가 직구를 생각하고 있어도 파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김)대현이가 도망가는 투구를 하지 않고 힘 있게 싸우려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연결되는 거 같다"고 했다.

달라진 마음가짐이 공에 고스란히 담겨 포수 미트에 꽂혔다. 유강남은 "선발과 중간을 오가면서 공 힘이 떨어져 있었는데, SK전(13일)에서 눈빛이 확 달라졌다. 공 끝이 확실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절실한 마음이 낳은 결과였다. 김대현은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건 처음이다. 허프가 돌아오기 전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며 "팀 분위기를 생각하면 허프의 부상이 최악의 상황이지만, 내겐 엄청난 기회였다. 강상수 코치님께서 '이 기회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고 말씀하시니까 값지고 무겁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 강상수 투수 코치(왼쪽)와 김대현 ⓒ 곽혜미 기자
'타선 한 바퀴'를 되뇌며 온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 김대현은 "타선 한 바퀴 도는 거만 생각하고 후회 없이 전력으로 던진다"며 공 끝이 좋아진 배경을 설명했다. 

김대현은 19일 최고 구속 149km를 기록했다. 전광판에는 150km까지 나왔다. 그는 "프로 와서 시속 149km는 처음이다. 고등학교 때는 150km 넘게 던졌는데, 프로 와서 투구 폼 바꾸고 구속이 올라서 의미가 있다. 지금은 제구까지 되고 있으니 더 의미 있다"고 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던지던 김대현은 마운드에서 더 오래 버티기 위해 커브와 포크볼까지 더했다. 그는 "형들 보면 다 변화구 2개씩은 갖고 있더라. 나는 슬라이더도 완벽하지 않아서 구종을 늘리려고 2군 갔을 때 변화구를 더 연습했다. 커브랑 포크볼은 어릴 때부터 던지긴 했지만 경기에 쓸 정도는 아니었다. 오늘(19일)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보여줄 타이밍에 잘 보여준 거 같다"고 했다.

유강남은 "대현이는 볼 배합보다는 그날 좋은 공을 많이 써야 하는 투수다. 직구가 좋으니까 직구를 많이 쓰면서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을 던지게 했는데 다 퀄리티가 좋았다. SK전(13일) 때 커브도 던지고 포크볼도 괜찮다고 해서 써보니까 정말 괜찮더라. 포크볼로 삼진도 2개 잡았다"며 후배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기회가 주어지는 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김대현은 "다음 경기도 똑같다. 전력투구다. 맞으면 어쩔 수 없는 거고, 타선 한 바퀴만 생각하며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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