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투수들도 이범호가 고마워… “남들이 봤을 때 부러워해” 그만큼 책임감 불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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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지난해 후반기 개막 당시까지만 해도 포스트시즌 진출권에 있었지만, 후반기 시작부터 8월까지 이어지는 일정에서 실패를 거듭하며 결국 가을야구를 조기에 포기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2024년 통합 우승 팀의 자존심에 금이 갔으나 팀이 휩쓸려 나가는 상황에서 손을 쓰지 못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시즌 뒤 당시 상황을 돌아보며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실패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온갖 부상들이 튀어 나오는 가운데 전반기 총력전을 펼쳤고, 그 총력전 속에서 후반기 양식을 미리 써버린 감이 없지 않았다. 특히나 투수 쪽의 경기력 하향세가 급격했다. 외국인 투수 아담 올러의 부상부터, 불펜의 난조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치고 올라갈 동력을 잃었다.
특히 불펜의 경우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이 5.22로 리그 9위까지 처질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다. 이것도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KIA의 여름 성적 저하의 주된 원인임을 알 수 있다. 3월부터 6월까지 불펜 평균자책점은 4.78로 리그 평균(4.37)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는데, 7~8월에는 5.56으로 성적이 수직 하락했고 9월 이후로도 5.92로 성적이 회복되지 않았다. 한 번 퍼진 불펜에 새로운 피도 없었다.
이 감독은 지난해 교훈을 되새기며 올해는 두 번 실패를 하지 않겠다는 각오 속에 구상을 짰다. 선수들이 못 해서, 코칭스태프가 전략을 잘못 짜서 지는 경기가 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지난해처럼 기름이 바닥나서 겪는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시즌 전 여러 경로를 통해 불펜 투수들을 영입하고, 여기에 시즌 내내 다른 팀보다 투수 엔트리를 넉넉하게 가져가면서 관리에 힘을 썼다.
실제 KIA는 올해 엔트리에 투수가 남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인원 확보에 애를 썼고, 3연투를 극단적으로 경계하는 운영으로 한 시즌을 끌고 왔다. 때로는 한 번쯤 핵심 선수들의 3연투로 승부를 걸 만했지만, 이범호 감독은 인내하고 또 인내했다. 실제 올해 KIA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3연투를 한 번도 하지 않은 팀이다. 3연투가 아니더라도 전날 투구 수가 많으면 철저하게 쉬게 하기도 했다.
선수 영입으로 지난해보다 쓸 수 있는 자원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관리 속에 KIA 불펜은 나름대로 힘을 유지하며 시즌 막판에 접어들고 있다. 물론 완벽하거나 철벽의 이미지를 주는 것은 아니고, 일부 선수들의 부진 속에 시즌 내내 구상이 계속 바뀌기도 했다. 이 감독도 “투수 코치와 매일 이야기를 하는데 머리가 아프다”고 멋쩍게 웃는다. 하지만 그 우여곡절 속에서도 원칙은 지키면서 가고 있다. 이 감독의 경기 운영을 비판하는 팬들조차도 ‘혹사’라는 단어를 꺼내들지 않는다.
올해 불펜 성적은 기복이 줄었다. KIA는 3~6월 4.33의 불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기본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자책점이 좋아졌다. 고비로 생각했던 8월에는 5.13으로 불펜 평균자책점이 오르기는 했으나 이도 타 팀에 비해 덜 오른 것이었다. 실제 8월 리그 전체 불펜 평균자책점은 5.93이었는데 KIA는 이보다 훨씬 나은 수치다. 리그 평균을 찢고 올라갔던 지난해와는 양상이 다르다. 요동은 치지만, 그래도 지난해보다는 진폭이 줄어든 것이다.
선수들도 감독의 머리아픔을 알고 있다. 선수들 모두가 “관리를 잘 받았다”고 입을 모은다. 못 던지는 날은 있어도, 적어도 힘이 들어 던지지 못하는 날은 없다고 말한다. 팀 핵심 불펜 투수인 전상현은 “감독님 덕분이다. 내가 다른 팀을 봐도 3연투도 많이 하고, 불펜에서 팔도 많이 풀고 한다. 우리 팀은 유독 그런 게 없다. 남들이 봤을 때 부러워 할 정도로 관리가 엄청 잘 된다. 그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조상우 또한 “몸 상태는 최상”이라고 자신한다. 선수들도 자신들이 관리를 잘 받았음을 알기에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뭉쳐 있다.
야수들도 마찬가지다. 최형우(삼성)가 나간 것은 뼈아픈 손실이었지만, 지명타자 자리를 돌려 쓸 수 있다는 하나의 장점은 있었다. 나성범 김선빈 카스트로 등 주축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지명타자를 보며 체력을 안배하고 있다. 하체에 조금만 묵직함이 있어도 이 감독은 트레이닝파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한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핵심 선수들의 큰 부상이 예년보다 확실히 줄어들었다. 그게 현재 3위, 그 이상을 노리는 KIA의 원동력이다.
올해 만약 이 패턴이 끝까지 성공을 거둔다면 이는 구단에 큰 확신으로 남을 수 있다. 특히 불펜의 경우, 관리를 해준다고 해서 성적이 확 나아진다는 보장을 가지기 어렵다. 어떤 선수는 많이 던져도 좋은 성적을 내고, 관리를 해줬는데도 성적이 나지 않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그럼에도 ‘인내하고 관리하면 결국 시즌 막판 그 성과가 돌아온다’는 명제를 확인한다면, 이는 내년의 매뉴얼로 그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힘을 아껴놨던 KIA가 9월 한 달 동안 남들보다 더 강하게 치고 나갈 수 있을지도 팀을 바라보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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