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G 떠나길 잘했다' 이강인 제대로 대접받는다…안필드 UCL 선발+5경기 연속 출장→'중원 포인트가드'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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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이강인(25)이 '별들의 전쟁'에서도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선택을 받았다.
축구의 성지 안필드에서 훌리안 알바레스와 나란히 공격 선봉에 섰다. 파리 생제르맹(PSG) 시절과는 달라진 위상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다만 웃으며 스페인 귀국길에 오르진 못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 쓴맛을 봤다.
아틀레티코는 10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6-2027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1차전에서 1-2로 졌다.
지난 5일 스페인 라리가 일전에서 빌바오에 0-3으로 완패한 아틀레티코는 이로써 공식전 2연패 늪에 빠졌다. 최근 2경기에서만 5골을 허용하며 후방 불안을 숙제로 남겼다.
국내 팬들 관심은 이강인 선발 출장에 쏠렸다.
아틀레티코의 새로운 '7번'인 이강인은 이날 알바레스와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췄다. 시메오네 감독은 경기 상황에 따라 포메이션을 유연히 바꾸면서 이강인에게 알바레스 주변을 자유롭게 오가는 역할을 맡겼다.
리버풀의 강력한 전방 압박을 이강인의 탈압박과 패스, 알바레스 뒷공간 침투로 깨겠다는 심산이 읽혔다.
출발은 좋았다.
전반 5분 이강인이 알바레스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격 물꼬를 텄다. 공을 받은 알바레스가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17분에는 아틀레티코가 먼저 안필드를 침묵시켰다.
알바레스가 리버풀 수비진 사이로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렀고, 오른쪽 뒷공간으로 빠르게 침투한 마르코스 요렌테가 전진한 알리송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요렌테는 또다시 '안필드의 사나이'가 돼 주가를 높였다. 2019-2020시즌 UCL 16강 2차전에서 멀티골을 몰아쳐 리버풀에 악몽을 안긴 좋은 기억을 되살렸다.
이강인은 직접 골문을 겨냥하기보다 전방과 2선을 오가며 팀 공격 연결고리 임무를 수행했다. 전반 26분에는 줄리아노 시메오네 움직임을 읽고 날카로운 전진 패스를 공급해 피치 템포를 끌어올렸다.
홈팀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28분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가 이강인에게 거친 태클을 가해 옐로카드를 받았다. 전반 막판에는 도미니크 소보슬라이와 경합하다 얼굴을 맞아 한동안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나 시간이 흐를수록 안필드 분위기가 묘하게 요동했다.
리버풀은 전반 40분 기어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로날드 아라우호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감각적으로 연결한 공을 소보슬라이가 잡아 골문 구석을 찌르는 슈팅으로 스코어 균형을 회복했다(1-1).
후반에는 리버풀이 아예 경기를 장악했다.
후반 4분 아틀레티코 박스 주변에서 흘러나온 공을 맥 알리스터가 지체 없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맥 알리스터 오른발을 떠난 공은 그대로 원정팀 골그물을 출렁였다(2-1).
시메오네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후반 14분 이강인과 코케를 동시에 불러들이고 아데몰라 루크먼과 알레한드로 그리말도를 투입했다. 역전골이 필요한 국면에서 공격진과 측면에 큰 변화를 줘 승부수를 띄웠다.
이강인의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은 첫 UCL 경기는 그렇게 59분 만에 끝났다.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하나 리버풀의 거센 압박에도 37차례 공을 터치했고 패스 28개 가운데 25개를 동료에게 정확히 전달했다. 패스 성공률은 89%. 기회 창출도 한 차례 기록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이강인의 달라진 입지다.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이적 이후 공식전 5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라리가 개막전 말라가전에서 교체로 나서 결승골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비야레알, 세비야, 빌바오전에 이어 UCL 리버풀전에서도 시메오네 감독 부름을 받았다.
이번에는 의미가 더 컸다.
상대는 잉글랜드 명문 리버풀이었고 장소는 안필드, 무대는 챔피언스리그였다. '중요도가 높은 원정'에서 이강인은 벤치가 아닌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것도 알바레스와 1선 전개 조립을 책임지는 카드였다.
PSG 시절 챔피언스리그의 중요 일전마다 선발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던 것과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아틀레티코에선 UCL 첫 경기부터 시메오네가 먼저 꺼내 드는 카드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는 시메오네가 이강인을 어떻게 활용하려는지도 보다 명료하게 드러났다.
좁은 공간에서 상대 압박을 벗겨내고 공을 지켜낸 뒤 알바레스가 고립되지 않게 2선 볼줄기를 총괄하는 '플레이메이커'로서 역할이 두드러졌다. 농구로 치면 포인트가드 포지션에 정확히 부합했다.
필요할 땐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공 방향과 피치 무게중심을 바꾸는 임무까지 소화했다.
아틀레티코는 이후 동점골을 위해 총공세를 펼쳤지만 리버풀 골문을 끝내 열지 못했다. 후반 43분 제레미 프림퐁에게 세 번째 골까지 허용하는 듯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가슴을 쓸어내렸다.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경기는 아틀레티코의 1-2 역전패로 종료했다.
팀은 안필드에서 역전패 쓴잔을 마셨지만 이강인 개인에겐 분명 달라진 '신호'가 또렷한 외근이었다.
PSG에서 아틀레티코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처음 맞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벤치 출발을 경험하지 않았다. 유럽 어느 팀에게나 까다로울 안필드 피치 한복판에서 최전방 골게터 옆에 섰다.
시메오네호의 '새로운 7번'이 유럽 최고 권위 클럽대항전에서도 중원 에이스로서 집중 테스트를 받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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