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적' 주역들, 윤균상-채수빈-김진만PD-김상중-이하늬-김지석(왼쪽부터). 제공|MBC

[스포티비스타=김정연 인턴기자] MBC 상반기 기대작 '역적'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고전을 면치 못하는 MBC와 답답한 시국에 홍길동이라는 인물을 통해 시원한 한 방을 날려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MBC 새 월화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 진창규, 이하 '역적')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김진만 PD를 비롯해 윤균상, 김상중, 김지석, 이하늬, 채수빈 등이 참석했다. 

'역적'은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 속 홍길동이 아닌 인간 홍길동을 재구성하는 사극으로, 흙수저지만 민심을 얻는 데 성공한 100년만의 역사(力士) 홍길동(윤균상 분)과 금수저임에도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연산군(김지석 분)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백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짚어내는 작품이다.

'역적'은 동시간대 방송되는 KBS2 '화랑'과는 사극이라는 장르상 겹치고, SBS '피고인'과는 현실반영이라는 주제가 닮았다. 이에 대해 김진만 PD는 "최근 흙수저, 금수저나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는 드라마들이 많은데, '역적'은 연산시대 살았던 실존인물 홍길동의 성장 이야기를 가장 큰 줄기로 삼았다"고 말했다.

김 PD는 "현재 시대 내용과 드라마 내용이 우연의 일치로 맞게 된 것이지, 사전에 생각하고 드라마를 기획한 것은 아니다. 또한 '역적'은 로맨스 사극이 아닌 정통 사극이다. 지금까지 봐왔던 사극과 화면에서 차별화 된다. 조선시대에 노비들은 실제로 흰 옷을 입고 있는데, 이런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큰돈을 들여 흰 옷을 제작했다. 화려함 보다는 노비와 백성들의 소박한 삶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윤균상은 이번 '역적'으로 첫 지상파 방송사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았다. 지난해 3월 종영한 SBS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인상 깊은 사극 연기를 펼친 윤균상은 '역적'에서도 사극 액션 연기를 펼치며 타이틀롤로 존재감을 굳힐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MBC 드라마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윤균상의 부담감 역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윤균상은 "30부작 사극 작품에 주인공이 된다는 것은 무섭고 떨리는 일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큰 걱정을 했다. 내가 과연 캐릭터를 그려낼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김진만 PD님이 나에게 '길동이가 극 안에서 성장해 나가는데, 그와 함께 인간 윤균상 역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나를 믿고 따라와라"고 말해주셨다. 이 말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됐고, 걱정을 설렘으로 바꿔준 계기가 됐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 '역적'에서 부자 호흡을 맞출 김상중(왼쪽)-윤균상. 제공|MBC

그런가하면 명품배우 김상중은 윤균상의 아버지 아모개 역으로, 윤균상을 든든히 뒷받침해준다. 아모개는 씨종으로 나고 자랐으나 장차 잠무계의 큰 손으로 성장하는 인물로, 자신의 아들 길동이 역사인 것을 알고, 이를 감당하지 못할까 주인에게 순종하는 삶을 버리고 어두운 세계에 몸담게 된다.

김상중은 "겨울에는 사극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역적'을 하게 됐다"며 웃은 뒤 "'역적'을 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내용에서 울림이 있구나 생각이 들어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진행하며 진실과 정의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드라마를 통해서도 이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드라마 속에서 시국에 대한 이야기를 억지로 만들어내진 않지만, 앞으로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녹수 역을 맡은 이하늬 역시 '역적'의 스토리에 대해 큰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추위와 가채의 무게를 잊고 있었다. 첫 촬영 때 후회가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하늬는 "장옥수 역을 하신 선배님들이 많이 계시지만 연기를 하는 배우가 다르기 때문에 톤이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기생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해왔는데, 소중한 패라서 쉽게 꺼낼 수 없었다. 하지만 김진만 PD님을 만나고 '역적' 스토리가 워낙 탄탄해서 이번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국악과 한국무용을 한 것이 '역적'을 위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며 애정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김상중은 시청률 공약에 대해 "사실 시청률 공약이 크게 의미는 없는 것 같다. 그저 시국보다 재미있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고 의미있는 말을 남겼다.

배우들의 신뢰만큼 '역적'이 정통 사극의 진정성과 옳지 못한 기득권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로 답답한 시국에 사이다 같은 드라마가 될 수 있을지, 더불어 MBC 드라마에도 시원한 한 방이 돼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역적'은 오는 30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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